KB-솔리더스글로벌헬스케어펀드는 2017년 9월 코넥스 상장사 지노믹트리에 70억 원을 투자해 28만 주를 샀다. 두 차례의 무상증자를 거쳐 보유 주식은 168만 주로 늘었다. 현재 코스닥 이전 상장을 추진 중인데 회사가 제시한 희망공모가밴드는 1만7500~2만5000원이다. 밴드 상단 기준 이 펀드의 지분가치는 420억 원이다. 약 1년반 만에 6배가 뛰었다.
이처럼 상장 전 벤처기업에 투자한 VC(벤처캐피탈)의 지분가치가 2~3년 뒤 코스닥 IPO(기업공개)를 통해 2~3배 이상 뛴 사례는 수두룩하다. 최근 투자 시장에서 ‘돈 벌려면 프리IPO를 해야 한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하지만 불과 2~3년 사이에 기업의 가치가 몇 배씩 뛰는 현상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않다. 특히 IPO 과정에서 무리한 기업가치 산정은 향후 개인투자자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거래소가 상장 심사 과정에서 밸류에이션을 평가하지 않기로 하면서 발행회사와 주관사 재량에 따른 자의적인 기업가치 산정 가능성이 높아진 환경도 고려해야 한다.
물론 IPO 기업이 제시한 희망공모가밴드는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이라는 시장의 평가를 거치지만, 공모 시장 환경을 고려하면 얼마나 합리적인 평가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신규 상장 기업의 시초가는 공모가의 90~200% 사이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상장 첫 날 단기 차익을 노린 기관투자자의 자금이 몰리며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
일부 중소형 기관투자자의 경우 공모주를 확보하기 위해 수요예측 때 운용자산 이상의 물량을 신청하는 경우도 있다. 수요예측 경쟁률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일부 해외 기업 사이에선 ‘코스닥에 가면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한국 증시 상장을 검토하는 웃지 못할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IPO 때 무리한 기업가치 산정은 상장 이후 개인투자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