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이 6월 증시…찰나의 '공포영화' or '재난다큐'

김소연 기자
2019.05.29 17:32

[내일의 전략]코스피, MSCI 리밸런싱·무역분쟁 격화·원/달러 환율 급등 속 1% 넘게 하락…"6월 변동성 커져도 최악은 아냐"

잔인한 5월이 끝나가고 있다. 힘든 한 달이 마무리되는 시점이지만, 여전히 증시는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안갯속이다. 미중 무역분쟁은 더욱 확산될 조짐이고, 원/달러 환율도 다시 1200원선 근처까지 올라오며 외국인 매도세를 부추기고 있다. 다가올 6월 증시도 암담할 예정인 가운데 여름철 한시적으로 개봉하는 '공포영화' 수준에 그칠지, 두고두고 회자 될 '재난 다큐' 수준일지에 관심이 쏠린다.

29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25.51포인트(1.25%) 내린 2023.32 마감했다. 장중 202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하락세를 부추긴 것은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 코스닥 양대 시장에서 약 5000억원 규모 매물을 쏟아냈다. 선물시장에서도 4350계약을 순매도했다.

전날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리밸런싱 영향에 미중 무역분쟁 격화 움직임까지 나타난 것이 신흥국 전반에 대한 외국인 매도 심리를 자극했다. 환율 급등도 가세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8.1원 급등한 1193.9원에 마감했다. 장중 1196.1원까지 오르며 심리적 마지노선인 1200원대를 곧 뚫을 것이라는 우려를 낳았다. 급락한 원화 가치는 외국인들의 투자 성적표를 암울하게 만든다. 환율까지 수익률에 반영되는 탓이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지난 28일 코스피 지수는 2049포인트였지만, 달러 환산 코스피 지수는 1930포인트"라며 "연초 이후 유입된 외국인 자금 수익률은 -9%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큰 손실을 본 외국인들이 현재 손절매에 나서고 있다고 판단했다.

6월 이후 증시 상황도 그리 좋지는 않다. 미중 무역분쟁 단기 봉합 가능성이 사라지면서 신흥국 경제 전반에 빨간 불이 켜진 가운데, '싸움닭' 미국은 중국에 이어 유럽과도 무역분쟁을 벌일 기세다. 유로존에 찾아온 재정위기와 정치불안도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부추긴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6월 증시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면서도, 최악을 가정할 필요는 없다고 진단했다. 모두가 예상한 악재는 '블랙스완'이 될 수 없다는 점, 각국이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점에서다. 블랙스완은 발생 가능성이 없어 보이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사건을 뜻한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블랙스완은 CDS(신용부도스왑) 같은 우리가 모르는 악재가 나타날 때 오는 것이지, 예상할 수 있다면 블랙스완이 아니다"며 "상황은 여전히 안 좋겠지만, 좋지 않은 상황을 막기 위한 노력이 주가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즉, 각국이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부양정책을 선택할 것인 만큼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진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6월 말 G20 정상회담과 FOMC 통화회의(6.19)가 예정돼있는 만큼 안도 랠리 속 단기 매매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정상이 좋든 싫든 7개월 만에 얼굴을 맞댄다면 의외의 해법이 도출될 수 있다"며 "미국 중앙은행도 무역분쟁 장기화로 금리인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만큼 6월 단기 트레이딩 기회가 열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경우 이익 상향 종목, 낙폭과대 종목 등에 주목하라는 조언이다.

박승영 한화증권 연구원도 "지난해 주식시장을 끌어내린 것은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Fed) 긴축, 중국 긴축, 무역분쟁 3가지 악재 탓이었다"며 "그러나 올해는 연준이 긴축을 멈췄고 중국도 부양책을 펴는 만큼 코스피가 2000선을 하회하더라도 장기간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지난해와 같은 급락이 재현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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