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3대 주가지수가 일제히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으로 동시에 '비둘기파'(통화완화주의자)가 수혈된다는 소식에 글로벌 금리인하 기대가 주가를 밀어올렸다.
◇연준 이사·ECB 총재에 '비둘기파' 낙점…금리인하 기대↑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79.32포인트(0.67%) 오른 2만6966.00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지수는 22.81포인트(0.77%) 뛴 2995.82로 3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61.14포인트(0.75%) 상승한 8170.23을 기록했다. 초대형 기술주 그룹인 이른바 MAGA(마이크로소프트·애플·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아마존)도 모두 올랐다.
3대 지수 모두 종가 기준으로 사상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날 뉴욕증시는 독립기념일(7월4일)을 하루 앞두고 오후 1시 조기 폐장했다. 내일 독립기념일엔 휴장한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이사와 ECB(유럽중앙은행) 총재에 비둘기파가 낙점되면서 미국과 유럽 모두에서 금리인하 등 통화완화정책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연준 이사 2명에 크리스토퍼 월러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부총재와 주디 쉘턴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미국 상임이사를 지명키로 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 모두 그동안 금리인상에 반대하고 금리인하를 지지해왔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중국과 유럽은 미국과 경쟁하기 위해 거대한 통화 조작 게임을 벌이고, 그들의 시스템에 돈을 쏟아 붓고 있다"며 "우리도 대응(Match)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렇지 않으면 우린 계속 다른 나라들이 수년간 게임을 지속하는 동안 아무 말도 못하고 얌전하게 지켜보는 멍청이 노릇을 해야 한다!"고 개탄했다.
수출을 늘리기 위해 달러화 가치를 낮춰야 한다는 뜻으로, 연방준비제도(연준·Fed)에 또 다시 금리인하를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금리를 내리면 대내외 금리차에 따라 통화 가치가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미국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은 이달말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정책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을 100% 반영하고 있다. 25bp(1bp=0.01%포인트) 내릴 것이란 전망이 70.3%, 한꺼번에 50bp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가 29.7%다.
ECB 차기 총재에도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국제통화기금) 총재가 내정됐다. 전날 28명의 EU(유럽연합) 정상들은 EU의 최고위직 지명을 놓고 격론을 벌인 끝에 라가르드 총재를 ECB 총재로 지명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지명 직후 IMF 총재 직무에 대한 일시중단 의사를 밝혔다. 그의 IMF 총재 임기는 오는 2021년까지다.
시장은 라가르드 총재가 상대적으로 저금리를 선호하는 인물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동안 시장은 대표적인 '매파'(통화긴축주의자) 옌스 바이트만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의 ECB 총재 지명을 우려해왔다. 픽테자산운용의 프레데릭 두크로젯 전략가는 "라가르드 총재에 대한 시장의 인상은 실용적 비둘기파로 기울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신규 실업자 수는 다시 줄었다. 이날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에 비해 8000건 줄어든 22만1000건을 기록했다. 시장이 예상한 22만건을 소폭 웃돈다. 전주엔 반대로 1만건 가량 늘었다.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줄어든 것은 그만큼 고용시장 사정이 좋아졌음을 뜻한다. 미국 경제방송 CNBC는 "강력한 고용시장이 경기를 떠받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백악관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 다음주 시작"
한편 미중 정상이 재개를 합의한 고위급 무역협상이 다음주쯤 시작된다고 백악관 참모들이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대표들이 다음주에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도 이날 블룸버그 라디오에 출연,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미 무역대표부) 대표가 곧 중국 측 협상대표인 류허 부총리와 대면 협상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협상은 이미 시작됐다"며 "협상단이 전화 통화나 대면 접촉을 통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말 일본 오사카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무역전쟁 휴전과 무역협상 재개에 합의했다.
한편 나바로 국장은 이날 라디오에서 "미중 무역협상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미국은 중국과 '무역전쟁'이 아닌 정당한 무역분쟁 중에 있다"고 강조했다.
또 나바로 국장은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을 대체할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 비준안이 의회를 통과하고 정책금리가 인하될 경우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3만선을 돌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다우지수는 2만7000선이다.
유럽 주요국 증시도 일제히 랠리를 펼쳤다.
이날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은 전날보다 3.29포인트(0.85%) 뛴 392.58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DAX 지수는 89.52포인트(0.71%) 오른 1만2616.24, 프랑스 CAC40 지수는 41.99포인트(0.75%) 상승한 5618.81을 기록했다. 영국 FTSE100 지수는 전일 대비 50.13포인트(0.66%) 높은 7609.32에 마감했다.
전날 폭락했던 국제유가는 이날 반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분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전날보다 배럴당 1.09달러(1.9%) 상승한 57.34달러에 장을 마쳤다. 국제 원유시장의 기준물인 북해산 브렌트유 8월분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현지시간 밤 9시53분 현재 배럴당 1.55달러(2.5%) 오른 63.95달러를 기록 중이다.
달러화는 강세였다. 이날 오후 4시54분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날보다 0.07% 오른 96.79를 기록 중이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금값은 올랐다. 같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금은 전일 대비 0.94% 상승한 온스당 1421.3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