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CPA시험예산 30% 증액…출제·선정위원 분리·2차시험 이의신청제 도입

조준영 기자
2019.12.24 05:50

2차시험 부정출제 의혹 이후 공정성 제고…보다 '꼼꼼한' 시험관리 가능해져

금융당국이 내년 공인회계사(CPA) 시험 관련 예산을 올해 대비 30% 가량 늘렸다. CPA 시험을 관장하는 금융감독원의 내년 총 예산이 올해 대비 2.1% 늘어났다는 점을 감안할 때 눈에 띄는 움직임이다.

2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18일 정례회의에서 내년도 금융감독원 예산을 올해(3556억원)보다 2.1% 증액한 3630억원으로 확정했다. 금융위는 CPA 시험 예산은 약 30% 늘렸다. 최근 CPA 2차시험에서 불거진 부정출제 의혹 이후 시험공정성 강화를 위해 관련 예산을 대폭 확대한 것이다.

늘어난 예산은 △출제위원 증원 및 출제·선정위원 분리 △출제위원 수당인상 △2차시험 이의신청제 △시험문제 데이터베이스화 등에 사용된다.

지난 8월 금융감독원은 부정출제 관련 조사결과를 발표하며 △출제위원 선정의 공정성 제고 △출제검증 강화 △사전·사후관리 실효성 제고 등을 골자로 한 '시험관리 관련 개선방안'을 만들었고, 연내확정을 추진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발표한 방안 중 예산이 필요한 사업들 대부분이 이번에 확정됐다.

우선 과목당 출제위원 수가 확대된다. 기존에는 1·2차 포함 총 10과목에, 각 과목당 4~6명의 출제위원이 배정됐는데, 앞으로 각 과목당 1~2명의 출제위원이 추가된다. 새로 참여하는 위원들은 출제위원들이 만든 시험문제 중 실제 시험에 올라갈 문제를 검토하고 선정하는 업무를 맡는다. 위원 한 사람이 출제와 선정을 도맡는 구조 탓에 CPA 시험이 문제유출 위험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들인 것이다

위원수당도 소폭 상승한다. 당초 당국은 출제기간 연장도 동시에 추진하려고 했지만 출제위원들이 난색을 보여 이뤄지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처음으로 CPA시험에 '2차시험 이의신청제'도 전격 도입된다. 이번 부정출제 의혹이 2차시험 문제에서 불거진만큼 수험생들의 이의제기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현재 CPA 1차시험의 경우 이의신청제가 운영되고 있으며 수험생들의 이의제기가 있을 경우 '정답확정위원회'를 개최해 수용여부를 결정한다. 이처럼 2차시험에 대해서도 출제위원을 제외한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를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서술형인 2차시험에서 이의신청제가 얼마나 실효성이 있겠냐는 지적도 나온다.

출제문제 데이터베이스화 관련 예산도 신규로 편성됐다. 민간 모의고사와 유사한 유형의 문제가 출제될 수 있는 논란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자문 관련 비용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금감원은 지난 7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제2차 시험문제 중 회계감사 과목 관련 부정출제 의혹이 제기된 이후 관련 사안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올해 공인회계사 2차시험 실시 이후 △회계감사과목 관련 A대 모의고사 문항과 제2차 시험문제 중 2개 문항이 유사하게 출제됐고 △A대 특강에서 특강자 C씨가 제2차 시험문제와 시험관련 정보를 언급했다는 2가지 의혹이 제기됐다.

출제위원 B씨는 그동안 같은대학 C씨(특강자와 동일인물)가 A대 고시준비반에서 출제한 모의고사 내용을 참고하지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해 왔다. 하지만 금감원 조사결과 B씨가 출제장 입소 전인 지난 5월 카카오톡을 통해 C씨로부터 관련 자료를 받은 것이 확인됐다. 그럼에도 B씨는 자료를 전달만 받았을 뿐 내용을 보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제위원 B씨가 출제장에 입소했을 당시 해당 모의고사 자료는 소지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은 출제위원 B씨가 논란이 된 2개 문항을 인지하고도 2차시험에 인용·출제했을 가능성을 조사해왔다. 하지만 금감원의 임의조사만으로 사실관계 확인이 어려워 해당 출제위원을 검찰에 수사의뢰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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