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외부감사법(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이 대폭 개정된 이후 회계법인의 시간당 감사보수가 매년 2만원씩 수직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머니투데이가 2014~2018년까지 각 연도의 12월 결산 상장사의 외부감사 보수현황을 분석하고 복수의 당국·회계업계 관계자를 취재한 결과 회계법인들의 시간당 감사보수는 △2018년 7만원 △2019년 9만원 △2020년 11만원대로 올랐다. 매년 두자릿수 이상의 보수상승률이다.
감사보수는 크게 감사시간과 시간당 보수가 기준이 된다. 감사시간은 표준감사시간제가 도입되면서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지만 시간당 보수는 회계법인 자체적으로 정한 내부임율로 정해져 상대적으로 변동폭이 크다.
우선 과거 5개년 분석결과를 살펴보면 상장법인의 2018년 시간당 평균 감사보수는 7만7000원으로 전년(7만4000원) 대비 4.05% 증가했다. 상장사들의 시간당 보수는 2017년까지 하향세(△2014년 7만5000원 △2015년 7만6000원 △2016·2017년 7만4000원)였지만 신외감법이 본격 시행되는 2018년부터 보수가 대폭 상승한 것이다.
금융당국과 회계업계에 따르면 보수상승세는 2019년에도 이어졌다. 감사인등록제, 상장사 감사인 주기적 지정제 등 감사인의 영향력과 독립성을 높이는 제도가 시행되면서 감사보수와 시간 모두 가파른 '우상향'을 그렸다는 설명이다.
특히 해당 제도들이 법인소속 회계사수를 중심으로 운용되면서 지난해 각 회계법인들은 타 법인에게 회계사들을 뺏기지 않기 위해 임금을 대폭 인상했다. 또한 감사인 지정제에 따라 새롭게 수임하는 기업들이 늘어났고 이에 따른 리스크비용 등이 감사보수에 추가반영됐다.
회계업계는 올해 '시간당 보수'로 11~12만원을 적정선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시간당 감사보수는 세계적으로 24만원을 목표가로 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급별로 10만원에서 30만원까지 편차가 있고 각 국가별 상황에 따라 할인율이 적용되는 방식이다. 영국은 목표가의 70~80%, 방글라데시와 한국이 30% 수준이다.
이에 지난해 말 감사계약 과정에선 시간당 21만원의 감사보수를 제시한 회계법인이 나타나 사측에서 당국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급격한 보수증가로 인한 기업부담을 줄이기 위해 '감사계약 실태점검'을 실시하는 등 원만한 감사계약을 유도했고, 큰 잡음 없이 최대 시간당 12만원 내로 계약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분석과정에서 일명 '빅4'(삼일·삼정·한영·안진)로 불리는 대형회계법인과 로컬(중형·중소)회계법인들 사이의 뚜렷한 차이점도 나타났다. 2018년 빅4의 시간당 감사보수는 7만6000원으로 로컬(8만원)보다 다소 낮았지만 같은 기간 빅4의 평균 감사시간(2871시간)은 로컬(963시간)보다 약 3배 높은 수준이었다.
주로 코스피 우량사를 감사하는 빅4는 글로벌 멤버펌 규정에 따라 감사시간을 충분히 확보한 반면 로컬은 상대적으로 기업들의 '보수 후려치기' 경향이 강해 금액에 맞춰 감사시간을 적게 들인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