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외감법 이펙트]③300개 이상 직권지정社 로컬법인 '쏠림'…리스크편중 심화

신(新)외부감사법(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의 안착을 위해선 일명 '빅4'(삼일·삼정·한영·안진) 대형회계법인과 '로컬' (중견·중소)회계법인 간의 격차를 줄이는 게 급선무다.
하지만 우량한 재무구조를 가진 코스피상장사는 빅4가, 리스크가 높은 관리종목회사 등은 로컬이 대거 수임하면서 향후 감사리스크가 로컬에서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감사리스크를 줄이고 전문성을 높이고자 도입된 신외감법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감사인지정제에서 출발했다. 지정제는 크게 '상장사 감사인 주기적 지정제'(이하 주기적지정제)와 직권지정제로 나뉜다. 6년간 자유 수임한 상장사들에게 3년 동안 감사인을 지정하는 주기적 지정제와 달리 직권지정은 쉽게 말해 '관리가 필요한' 기업에 대한 당국의 조치다. 3년 연속 영업손실, 과다한 부채비율 등 재무적 문제를 겪는 회사들이 많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10월 회사의 감사인 재지정 요청권을 확대하는 내용의 '외부감사규정'을 개정했다. 회사군(群)보다 상위군의 감사인을 지정받는 경우 하위군 감사인에 대한 재지정 요청을 허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기존에 가능했던 상향조정에 더해 하향조정까지 허용하면서 기업들의 협상력을 강화, 비용부담을 완화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부작용은 컸다. 실제 지정결과를 보니 지난해 직권지정 대상 635개사 중 절반 이상이 회계법인 하향지정을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대부분은 빅4를 감사인으로 지정받은 회사들로 자산규모가 작은 중소형 회사들이 대부분이다.
게다가 감사인등록제로 인해 내년부터 상장회사에 대한 감사는 일정기준을 충족한 37개 등록 회계법인들만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직권지정회사 감사가 등록된 중견·중소법인들로 일제히 몰리게 된 것이다. 당국도 뒤늦게 해당 규정개정을 검토한다는 입장이지만 올해 감사 이후에서야 내용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리스크가 높아 보다 전문적인 감사가 필요한 회사들이 오히려 능력을 갖춘 빅4로부터 벗어나는 일이 생긴 셈이다.
감사부실에 따른 회계법인에 대한 처벌도 대폭 강화돼 향후 문제는 더 커질 수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중대한 감사부실'이 품질관리업무 설계·운영의 중대한 소홀에 기인한 경우에 회계법인 대표이사, 품질관리업무 담당이사에 대해 직무 일부정지 조치도 가능하다. '중대한 감사부실'은 상장법인 등의 감사업무 수행이사에게 등록취소 또는 1년 이상 직무정지 조치를 하는 경우를 말한다. 과징금 또한 감사보수의 5배를 한도로 부과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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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회계법인 관계자는 "빅4가 리스크가 높고 비용이 낮은 기업들 수임을 하지 않다 보니 밑으로 다 떠밀려 내려왔다"며 "현재 로컬인원으로는 수임하게 된 기업들을 다 소화하기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