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매수 기회" vs "떨어지는 칼 피해라"

뉴욕=이상배 특파원
2020.02.04 07:45

[월가시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에 대한 공포를 딛고 뉴욕증시가 깜짝 반등했다. 중국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약 200조원의 자금을 투입하는 등 적극 대응에 나섰다는 소식이 우려를 누그러뜨렸다. 미국 제조업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섰다는 소식도 한몫했다.

과연 지금이 저가매수 기회일까. 아니면 아직 떨어지는 칼을 피해야 할 시점일까. 월가의 시각은 양쪽으로 갈린다.

中, 금융시장에 200조원 투입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43.78포인트(0.51%) 오른 2만8399.61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 지수는 전장보다 23.40포인트(0.73%) 상승한 3248.92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22.47포인트(1.34%) 뛴 9273.40에 마감했다.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가 장중 한때 3.7%까지 오르며 다우지수의 상승을 이끌었다. 대형 투자은행 JP모간이 "현재 약세는 향후 몇 년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라며 나이키 매수를 추천하면서다.

그러나 대형 크루즈 선사인 노르웨이 크루즈 라인, 카니발, 항공사인 델타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타격을 입은 여행·항공 관련주들은 약세를 이어갔다.

TD아메리트레이드의 JJ 키너핸 수석전략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둘러싼 단기적 불확실성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자산 재분배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 중국 마비시킬 것"

이날 현재 발원지인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는 1만7000명, 사망자는 360명을 넘어섰다. 중국 밖에서도 15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왔다.

전날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금융시장에 1조2000억위안(약 205조2240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하는 동안 은행시스템에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하고 안정적인 외환시장을 유지하기 위한 조처"라고 설명했다.

시장 일각에선 주식을 저가 매수할 기회라는 주장이 나왔다. 차이킨 애널리틱스의 마크 체이킨 사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가라앉으면 S&P 500은 더 높이 올라갈 것"이라며 "지금 강력한 업종에 풍부한 매수 기회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중론도 있다. 알리안츠의 모하메드 엘-에리안 수석경제고문은 주식을 매수하고 싶은 충동을 참으라고 조언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일반적인 전염병과는 다르다. 충격이 크다. 이것은 중국을 마비시킬 것"이라며 "세계 경제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2002~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보다 전세계 경제에 미칠 충격이 더 클 것이란 관측도 있다. 손성원 미국 로욜라 메리마운트대 교수는 "2002년엔 중국이 전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20%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美 제조업 살아났다…PMI 50.9 반등

미국의 제조업 경기는 반년만에 확장세로 돌아섰다.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협상을 타결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날 공급관리협회(ISM)에 따르면 1월 미국의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는 50.9로, 전월의 47.8에서 큰폭 상승했다. 지난해 7월 이후 최고치로, 당초 시장이 예상한 48.5도 크게 상회했다.

이로써 미국의 제조업 PMI는 지난해 8월 위축 국면으로 전환된 이후 6개월 만에 확장 국면으로 전환됐다.

기업의 구매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신규 주문, 생산, 재고 등을 토대로 발표되는 경기동향 지표인 PMI는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50을 밑돌면 경기 수축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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