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했다. 코로나19(COVID-19)의 잠재적 치료제로 지목된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Remdesivir)의 임상시험 결과를 놓고 논란이 불거지면서다.
2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9.44포인트(0.17%) 오른 2만3515.26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1.51포인트(0.05%) 하락한 2797.80,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0.63포인트(0.01%) 내린 8494.75를 기록했다.
유럽증시는 오름세였다.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은 전날보다 3.10포인트(0.94%) 높은 333.24로 마감했다.
이날 주식시장은 렘데시비르의 임상시험이 실패했다는 소식에 급락했다가 길리어드 측의 반박 성명에 반등하는 등 온종일 갈팡질팡했다.
보케캐피탈의 킴 포레스트 회장은 "어떤 종류든 코로나19에 대한 치료제는 사람들을 세상으로 돌려보낼 수 있는 열쇠"라며 "지난주 이후 치료제 관련 소식에 증시가 예민하게 반응하는 건 그게 있을 경우 적어도 죽지는 않을 것이라고 안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WHO(세계보건기구)의 보고서 초안을 토대로 렘데시비르의 코로나19 치료 효과에 대한 1차 임상시험이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에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환자의 상태를 호전시키거나 혈류에서 병원체의 수를 감소시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내용이다.
연구진은 23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렘데시비르의 효과를 실험했다. 158명에게 이 약을 투여한 다음 병세의 경과를 나머지 79명과 비교했는데, 이 가운데 18명의 환자에게선 부작용도 나타났다.
이날 임상시험 실패 소식에 길리어드의 주가는 장중 6% 급락했다.
그러나 길리어드 측은 성명을 통해 "이번 연구는 저조한 참여로 인해 조기 종료됐다"며 "이 때문에 의미 있는 결론까지 이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WTO도 보고서 초안이 실수로 홈페이지에 게재됐다며 삭제했다.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된 렘데시비르는 최근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길리어드는 렘데시비르에 대한 복수의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중증환자 400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는 이달 말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미국 고용시장에선 '실업 쓰나미'가 이어졌다. 코로나19 사태로 일주일새 또 다시 440만명이 직장을 잃었다. 지난 10년간 생긴 일자리 수를 웃도는 2650만개가 불과 5주일만에 증발하면서 실업률이 약 20%로 치솟았다.
이날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4월 12~18일) 미국에서 443만명이 새로 실업수당을 청구했다. 당초 시장예상치의 중간값(마켓워치 기준)인 400만명을 상회하는 수치다.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외출금지령과 비필수 사업장 폐쇄 등 봉쇄(락다운) 조치가 본격화된 직후인 3월말 주간 686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660만명, 520만명대 등으로 매주 조금씩 줄어들고는 있지만 여전히 역사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운 규모다.
종전까지 최대 기록은 제2차 오일쇼크 때인 1982년 기록한 69만5000명이었다. 금융위기 당시에도 최대 66만5000명(2009년 3월)에 그쳤다. 지난 2월까지 미국의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0만건대에 불과했다.
최근 5주간 미국의 신규 실업자를 모두 합치면 2650만명에 달한다. 3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의 경제활동인구 2779만명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미국이 금융위기에서 벗어난 2010년 9월 이후 약 10년동안 쌓아올린 일자리 2400만개가 5주일만에 사라져버린 셈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달 미국의 실업률이 약 20%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 2월까지 미국의 실업률은 약 3.5%였다.
문제는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앞으로 상황이 더욱 나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미국에서 최대 4700만명이 일자리를 잃고 실업률이 32%까지 치솟을 것이란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만약 실업률이 실제로 32%까지 오른다면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 수준이다. 대공황이 정점에 달했던 1933년 미국의 전체 실업률은 25%, 농업 부문을 제외한 실업률은 37%에 달했다.
TS롬바르드의 폴 애시워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신규 실업수당 청구가 줄어들고 있는 건 고무적이지만 경제는 이미 충격을 받은 뒤"라며 "만약 앞으로 봉쇄가 완화돼 사람들이 일터로 돌아간다면 4월 실업률이 정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유가는 이틀째 급등했다. 유가폭락에 비수익 유정 폐쇄가 시작된 가운데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이 날로 고조되면서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 6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배럴당 2.72달러(19.7%) 뛴 16.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19.1% 급등한 데 이어 2거래일 연속 반등세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6월물 북해산 브렌트유는 밤 9시11분 현재 배럴당 1.40달러(6.9%) 오른 21.77달러를 기록 중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높은 채굴단가 탓에 낮은 유가를 버티기 어려워진 멕시코만 해상 유정들이 가동을 중단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이란군 최정예 혁명수비대(IRGC)는 미군의 위협에 조준 사격으로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함정 격침 지시'에 맞불을 놓은 셈이다.
이란 타스님통신에 따르면 호세인 살라미 IRGC 총사령관은 이날 "우리는 결연하고 진지하게 국가안보, 해양 국경과 이익을 수호할 것임을 미국에 경고한다"며 "적의 잘못된 움직임에 단호하고 효과적이며 즉각적인 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역시 해군에 미국 테러리스트 해군의 함정이나 부대가 우리 민간 선박이나 군함의 안보를 위협할 경우 그 함선이나 부대를 조준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에서 "나는 미 해군에 이란 함정이 바다에서 우리 선박을 괴롭힐 경우 모두 쏴서 격침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지시는 이란 혁명수비대 소속 소형 고속정 11척이 걸프해역 북부에서 훈련 중이던 미 해군과 해안경비대 함정 6척에 접근한 사건 일주일 만에 나왔다. 이 사건은 지난 15일 미 함정이 지역 순찰 일환으로 훈련을 진행하던 중 발생했다.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 상황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미 국방부는 이란이 충돌이나 그 이상의 상황을 야기하는 위험하고 도발적 행동을 했다고 비난했다. 미국은 이란 고속정이 약 1시간 동안 미 함정 주변을 맴돌며 한때 10야드(약 9m) 거리까지 접근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란 혁명수비대는 19일 자신들의 작전 수행을 미 해군이 비전문적이고 도발적 방식으로 방해했다고 반박했다.
미국과 이란은 올초에도 군사적 긴장을 빚은 바 있다. 미국이 지난 1월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을 공습해 IRGC 쿠드스군의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제거하면서다.
이에 이란은 이라크 주둔 미군기지에 대한 미사일 공격으로 보복했다. 당시 미국인 사망자는 없었지만 군인 100여 명이 경미한 뇌손상을 입었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날 오후 4시15분 현재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금 가격은 전장보다 12.00달러(0.69%) 상승한 1750.30달러를 기록했다.
미 달러화도 강세였다. 같은 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보다 0.15% 오른 100.54를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