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투자자들에게도 인기 있는 미국의 애플, 테슬라가 31일(현지시간)부터 액면분할이 적용돼 거래된다. 잘나가는 두 업체 주가는 최근 주식을 쪼갠다는 소식을 발표하면서 더 치솟았다. 그런데 세계적인 투자자 워렌 버핏이 운영하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주가가 무려 3억원이 넘는데도 나누지 않고 있다. 버핏은 과거 이에 대한 이유를 밝힌 적이 있다.
지난 11일 전기차업체 테슬라는 주식을 5대 1로 나누는 액면분할을 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주가는 1374.39달러(종가기준). 하지만 이후 주가는 크게 올라 26일엔 2153.17달러로 이 기간 57% 상승했다.
애플도 지난달 30일 주식 한 장을 4장으로 나눈다고 밝혔다. 당시 주가는 384.76달러였지만 이후 주가는 32% 뛰었다.(26일 종가 506.09달러)
액면분할은 피자를 한 판으로 팔던 것을 조각으로 팔면서 그만큼 가격을 줄여 받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총액은 같기 때문에 주식을 나누는 게 기업 가치에 영향주지 않는다.
하지만 주가 자체가 낮아지면서 그동안 가격 부담에 사지 못했던 투자자들을 부르는 효과가 있어 호재로 인식되기도 한다. 인기가 많고 주가가 수십만~수백만원으로 비싼 애플, 테슬라에도 이는 호재로 여겨졌다. 애플은 "더 많은 투자자에게 애플 주식의 접근성을 높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이번 주식분할을 설명했다.
버핏 회장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26일 현재 주가가 32만2301.00달러다. 한국돈으로 3억8220만원이나 된다. 하지만 버크셔는 액면분할을 하지 않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에 대해 "소량의 고가 주식이 투자자에게도 안정성, 고품질의 인상을 준다"고 설명한다.
지난 1984년 버핏이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이에 대한 내용이 있다. 당시 편지는 버크셔 홈페이지에도 공개돼 있다. 이때 버크셔의 주가는 1300달러 수준이었다.
편지에서 버핏 회장은 주식을 왜 분할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는다면서 "만약 우리가 주식을 쪼갠다거나 기업가치보다 주가에 초점을 둔 어떤 조치를 취한다면, 지금 주주보다 수준 낮은 투자자들을 끌어들일 것이다"라고 말한다.
주가를 낮춰 새로운 투자자를 부르는 게 기업에는 나쁘다고 보는 것이다. CNN은 액면분할 후 테슬라 주가가 급등한 데 대해 공매도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월가 31명 애널리스트의 테슬라 목표가격 중간치는 1475달러로 지금 가격보다 크게 낮다. 최저가는 87달러, 최고가는 2500달러.
다만 버크셔는 주식을 쪼개는 대신 주가가 낮은 'B주'를 새로 만들었다.
주가가 너무 높아 투자하기가 힘들게 되자 일부 투자자문사가 수수료를 받고 소액 투자자들을 모아 버크셔 주식을 사는 영업을 하자 나온 조치이다. 1996년 발행된 버크셔 B주는 A주의 30분의 1 가격인데, 의결권은 이보다 훨씬 작은 200분의 1로 해 차별화했다.
B주는 이후 액면분할도 했다. 2009년 철도회사 벌링턴 노던산타페를 인수하면서 대금의 60%를 주식으로 지불했는데, B주 가격도 3000달러대로 커 배분하는 데 문제가 생기자 50대 1로 분할했다.
그 결과 A주에 비하면 가격이 1500분의 1 수준이 됐다. 2010년 1월 액면분할이 적용된 첫 날 B주의 가격은 5%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