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변동성을 좋아합니다. 변동성이 수익 기회를 가져다 주니까요. 올해는 하반기에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1.5%를 넘기면 위험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황성택 트러스톤자산운용 대표는 27일 '트러스톤 ESG(환경·사회·지배구조)레벨업증권펀드' 출시 기념 온라인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국내 대표적인 독립계 주식운용사다. 국민연금을 비롯해 세계 3대 국부펀드 자금을 모두 위탁 받으며 '연기금이 가장 좋아하는 운용사'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다만 최근 몇년간 수익률 부진으로 '성장통'을 겪기도 했다. 황 대표가 언론 대응에 나선 것도 약 8년 만이다.
황 대표는 "지난해 자동차주 비중이 높았는데 코로나19 타격을 겪기도 했지만 결국 시장은 친환경차 가치를 인정하기 시작했다"며 "일관적인 투자전략이 성공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한 자신감으로 오늘 ESG 펀드를 직접 발표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트러스톤 ESG레벨업증권펀드는 오는 28일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적극적인 주주활동을 통해 ESG 수준 향상이 기대되는 종목에 주로 투자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외부 ESG 자문기관에 의존한 수동적인 투자에서 벗어나겠다는 얘기다.
실제로 트러스톤자산운용은 국내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주주활동을 펼쳐온 곳이다.
2013년 만도(현 한라홀딩스)의 한라건설 유증 참여에 반대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당시 반대의사를 피력하는 것은 물론, 주금납입중지 가처분까지 신청했다. 주력 사업이 아닌 건설업에 만도의 자금이 빠져나가면 만도 주주들의 이익이 침해된다는 이유다. 최근 5년 평균 의결권 반대율도 8%로 평균 4%의 두배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지난해 자체 ESG평가데이터 구축을 통해 △이미 ESG 등급이 높은 리더 △회사의 자체적 노력으로 ESG 개선이 기대되는 모멘텀 △ESG 등급은 낮지만 주주활동 등으로 기업 가치가 상승할 레거드A △ESG등급이 낮고 기업 펀더멘털도 부진한 레거드B로 종목을 구분했다.
트러스톤 ESG레벨업증권펀드는 ESG개선이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모멘텀 및 레거드A 등급에 50% 이상을 투자하게 된다.
황 대표는 "한국은 가족 기업 세습, 내부거래, 일감 몰아주기 등으로 기업지배구조가 필리핀보다 낮게 평가된다"며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앞으로도 적극적인 인게이지먼트 활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학개미'에 대해서는 "가계 자산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그레이트무브가 드디어 시작됐다"며 "투자 경험이 쌓이면서 시장도 한층 성숙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공매도와 관련해서는 재개 찬성 입장을 밝혔다. 황 대표는 "공매도도 언제든지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며 "공매도 자체가 주가를 끌어내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해 업계에서 언급됐던 매각설에 대해서 그는 "국내외에서 제안을 자주 받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고려치 않고 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황 대표는 "우리는 운용의 독립성이 경쟁력의 원천이라고 생각하고, 그 독립성을 유지하는 것이 화두"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