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와 금융정보분석원(FIU)이 가상자산(암호화폐)거래소 신고 등록 기한을 100일여 남겨두고 가상자산사업자 관련 타인명의 집금계좌(돈을 거두고 모아두는 목적의 계좌) 모니터링에 '고삐'를 죄기 시작했다.
10일 정부부처 등에 따르면 FIU는 전날 오전 서울 은행회관 중회의실에서 11개 검사수탁기관을 소집해 '2021년도 제1차 검사수탁기관 협의회'를 열었다.
11개 기관은 금융감독원을 비롯해 △행정안전부 △중소벤처기업부 △관세청 △우정사업본부 △제주도청 △농협 △수협 △신협 △산림조합 △새마을금고중앙회 등이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김정각 FIU원장은 11개 기관으로부터 올 한해 감독 및 검사계획 현황을 각각 3~5분씩 보고받았다. 이어 올해 감독·검사 계획을 공유하면서 가상자산거래소 현황 공유 및 집중 모니터링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김 원장은 개별 기관에 "자금 세탁 방지를 위해 면밀한 모니터링과 신고가 필요하다"며 "필요시 FIU와의 합동조사 및 검찰 고발도 가능하다"며 수탁기관의 적극적인 감독기능을 독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검사수탁기관 협의회 다음날인 10일, FIU는 가상자산 거래소 임직원들을 소집했다. 지난 3일에 이어 두 번째다.
FIU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별관에서 가상자산거래소 20여곳과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가상자산사업자 신고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사전 컨설팅 차원에서 실사 점검을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금융당국이 전달한 컨설팅 점검 항목은 특금법(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시행에 따른 가상자산거래소 신고 항목 전체다. 여기에 개별 가상자산거래소의 IT시스템까지 총괄 점검할 계획이라고 FIU측은 밝혔다.
특히 FIU는 내부 직원과 금감원 자금세탁방지실 직원 등 7~10명으로 실사팀을 구성해 1개의 가상자산 거래소당 평균 5일간 현장 점검을 나갈 계획이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FIU는 컨설팅 점검이 필수사항은 아니라고 안내했지만 실사를 받으면 추후 원활한 신고에 도움이 될 거라 말했다"며 "9월 신고기한까지 '타임테이블'을 맞추고 있는 중소 거래소들 입장에선 큰 부담이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거래소 임원은 "아무리 '컨설팅' 개념이라 하더라도 FIU직원과 금감원 자금세탁방지 담당 직원이 우리 회사에 일주일 내내 상주한다는 건 부담스러운 일"이라며 "신청을 해도 눈치가 보이고 신청하지 않아도 눈치가 보이는 건 마찬가지다"고 털어놨다.
FIU가 컨설팅 신청 접수 기한을 11일 단 하루만 준 것도 은행 실명계좌를 갖춰 미리 준비된 '빅4 거래소'만을 위한 것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중소 거래소 관계자는 "오늘 오후에 취지를 설명해놓고 내일신청서 양식을 작성해 내일 오후 6시까지 접수하라고 했다"며 "실사 점검 기한이 7월까지라고 했는데, 1주일에 회사씩이면 결국 많아봤자 5~6개 거래소 실사만 사전에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금융위 관계자는 "기존 금융회사들과 다르게 서류작성 등 기본적인 것들이 돼있지 않은 경우들이 많다"며 "제대로 준비가 안된 채로 신고할 경우 시간이 지나치게 오래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