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진거래' 불법인데...코인 3배 띄워주는 '토큰' 은?

김하늬 기자
2021.09.02 04:37
이준행 고팍스 대표(왼쪽)와 네드 스콧 스팀잇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GS타워 아모리스홀에서 '고팍스 X 스팀잇 밋업' 행사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파트너쉽 체결 후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금융당국은 가상자산(암호화폐)의 큰 변동성을 활용한 '마진거래'를 불법이라 못박았지만 우회 방식으로 여전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비트코인과 같은 대표적 암호화폐가 상승하거나 하락할때 상황에 각각 맞춰 '베어(곰)'과 '불(황소)' 라는 이름을 뒤에 붙인 토큰을 별도로 만들어 레버리지를 최대 3배 붙이는 일종의 파생상품의 경우다.

예컨대 비트코인이 1% 오르면 레버리지 토큰은 3% 오르고 1% 떨어지면 3% 떨어지는 방식이다. 고팍스(GOPAX)는 이같은 레버리지 토큰으로 비트코인, 이더리움, 도지코인, 이오스, 에이다 등에 붙여서 매매 가능토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법의 감시망을 벗어난 것일 뿐 '합법'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암호화폐는 국내에서 금융상품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마진거래는 도박으로 간주된다.

지난 2016년 코인원은 마진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다가 도박개장죄 및 대부업법 위반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은 바 있다. 투자자가 가격 상승 또는 하락을 예측해 결과를 맞히면 증거금의 일정 배수만큼 수익을 얻고 틀리면 최악의 경우 증거금 전부가 강제청산(마진콜)하는 방식인데 검찰은 이를 "도박성 짙은 투자 여건 제공 혐의"라고 봤다.

결과적으로 코인원은 여건 제공에 대해선 무혐의를 받았지만 이후 금융당국은 암호화폐 관련 선물거래와 레버리지 거래 대신 현물거래만 가능토록 했다.

해외 거래소인 바이낸스나 비트맥스가 마진·선물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들에 좀 더 엄격한 규제라는 지적도 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세이셸과 같은 해외 조세회피처로 본사를 옮긴 일부 영세한 거래소가 '어둠의 경로'로 마진거래 고객을 유혹한뒤 짧게 영업하고 사라지는 경우가 허다했다"며 "업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세워지지 않은 상태에서 가상자산이 도박으로만 여겨질 수 밖에 없고 피해자가 생길 수 밖에 없던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법이 없다는 점을 이용해 사실상 '레버리지' 상품형 토큰이 거래되고 있는데 이 또한 금융당국이 관심을 갖고 기준을 만들기 시작하면 우후죽순 정리되는 수순일 것"이라며 "현재로선 그 역할을 은행들이 실명계좌 제공 여부의 조건으로 내걸고 사실상 '금융당국' 역할을 하면서 코인과 토큰까지 하나하나 확인해야하는 지경"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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