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은행의 MMDA(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잔액이 최근 3년 새 최대수준으로 치솟았다. 금리와 환율 변동성 확대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투자 대신 현금을 쌓는 '유동성 방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MMDA 잔액은 최근 1년 새 26조원가량 늘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말 5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MMDA 잔액은 145조525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138조8938억원) 대비 약 6조6000억원 증가한 수준으로 2023년 이후 최고치다. MMDA 잔액은 2024년 3월 127조8522억원, 지난해 12월 127조3382억원 등으로 증감을 반복했으나 최근 들어 다시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MMDA는 개인보다 법인고객이 주로 이용한다. 한 시중은행 기준 MMDA의 기업잔액 비중은 90% 수준이다. 금리는 연 0.30% 안팎으로 낮지만 높은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단기자금 운용수단으로 주로 활용된다.
하루만 맡겨도 이자가 붙고 언제든 인출이 가능해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시기마다 잔액이 늘어나는 특징을 보인다.
코로나19 대유행 사태 초기에도 정부가 유동성을 공급하며 낮은 이자로 대출이 가능하자 기업들이 현금성 자산을 늘렸다. 이에 대출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MMDA 등 단기상품에 예치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A·B시중은행 기준 MMDA 잔액은 2020년 1월부터 6개월간 각각 10%, 15.5% 증가했다.
특히 최근 MMDA 증가세는 기업대출 증가세와 맞물려 나타났다. 기업들이 대출을 통해 확보한 자금의 투자집행을 미루고 일단 단기로 예치하는 전략을 취한다는 해석이다. 대기업, 중소기업, 소호 등 기업대출 잔액은 5대은행 기준 지난해 12월 1139조원 수준에서 지난달 1155조원 수준으로 16조원가량 증가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연초 이후 MMDA와 요구불성 예금이 증가하는 가운데 대기업 대출도 함께 늘어나면서 기업자금의 단기운용 규모가 확대됐다"며 "불확실한 대외환경에 대비해 기업들이 유동성 관리에 나서면서 단기 운용자금을 늘린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