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300원' 시대가 정말 머지않은 걸까. 최근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며 위기감이 커진다. 증권가에선 환율 변화가 개별 기업 이익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고려해 대응할 것을 조언했다.
원/달러 환율이 연일 고공행진 중이다. 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2원 오른 1265.1원에 마감했다. 장 초반부터 8원 이상 오르던 원/달러 환율은 1260원선을 훌쩍 넘어섰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5일 장중 1250선을 넘긴 이후 이틀 뒤인 27일, 1260원선을 돌파했다. 다음날인 28일에는 1272.5원까지 치솟으면서 코로나19(COVID) 사태 초기였던 2020년 3월 이후 처음으로 1270원을 넘어섰다. 원/달러 환율이 팬데믹을 제외하고 1270선을 넘긴 것은 2008년 금융위기 후폭풍이 남아있던 2009년이 마지막이다.
고환율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국 봉쇄 조치 등 불안정한 세계 경제에서 기인한다. 게다가 미국의 긴축 기조가 환율 상승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환율 1300원' 시나리오까지 등장했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환율은 단기 오버슈팅(일시적 폭등) 국면에 진입했고 5월 FOMC 전까지 원화 약세 압력이 이어질 수 있다"며 "환율 상단은 1300원 수준으로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했다.
문제는 달러 강세가 국내 증시의 '큰 손'인 외국인 매도세로 이어져 지수 하락을 초래한다는 점이다. 통상 원화 약세장에서 외인은 국내 종목에 투자한 자금을 회수해서 달러로 전환하면 환손실을 입게 된다. 따라서 환율 상승이 지속되면 외국인 투자금은 계속 유출되고 이것이 다시 원화 약세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진다. .
반면 원/달러 환율 상승은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에 호재로 작용하기도 한다. 현대차, 기아 등 대표 수출 종목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글로벌 시장 판매량은 감소했지만 달러 강세가 물량 감소 효과를 상쇄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되려 증가했다. 이렇게 이들 기업은 최근의 고환율로 올해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그러나 장기적인 국면에서 달러 강세는 국내 증시에 악영향을 끼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1300원대로 간다면 주식시장 전망은 다소 부정적"이라며 "2000년 이후 코스피 성과를 보면 환율이 전월 대비 3% 이상 상승하면 절대적으로 지수가 빠지는 게 확인된다. 현재 증시 분위기도 과거 통계치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수출 기업이 많아서 환율이 오르면 이익도 개선될 것이란 전망은 개별 업종과 기업에 해당되는 것이지 시장 전체에 적용되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각 업종별 이익 민감도를 보면 IT, 2차 전지, 자동차, 의류 등은 환율이 이익 증가에 일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지만 은행과 운송 등은 원화 약세 시 이익이 일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