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아프리카TV 코인 게이트'의 중심에 있던 사업가가 유명 BJ(개인방송 진행자)가 제기한 손해배상 및 투자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패소했다. 해당 사업가는 14억원을 투자했던 BJ에게 돌려받지 못한 원금에 지연손해금까지 약 1억9000만원을 물어주게 됐다. 피고인 사업가는 유명 BJ들에게 거액을 후원하며 친분을 쌓은 뒤 비상장 코인(가상자산) 등에 대한 투자를 받았던 인물이다.
13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동부지법 민사6단독 박혜림 판사는 지난달 22일 인터넷 방송 진행자 A씨가 사업가 B씨와 C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및 투자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C사는 B씨가 대표이사 직함을 달고 운영한 회사다.
박 판사는 "피고는 원고에게 1억7560만원 및 이에 대해 2021년 5월27일부터 2023년 8월29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했다. 이 판결은 지난 8일 확정됐다.
A씨 측이 제출한 소장에 따르면 A씨는 개인 방송을 하다가 알게 된 시청자 B씨로부터 아프리카TV에서 후원금 용도로 쓰이는 '별풍선'을 받으며 인연을 맺었다. A씨는 2021년 2월부터 B씨와 개인적인 연락을 주고받다가 같은 해 4월 C사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권유받고 1주일간 12억원을 송금했다.
B씨가 C사에서 발행한 비상장 가상자산에도 투자를 권유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A씨는 5월 2억원을 대출받아 추가로 송금했고, 6월 코인 게이트가 터지자 B씨에게 투자금 반환을 요구했다. A씨가 B씨에게 투자금 명목으로 송금한 금액은 14억원이다.
B씨는 A씨에게 계좌이체와 현금, 별풍선으로 13억547만원을 돌려줬다. A씨는 광고비 명목으로 받은 돈 8107만원을 제하고 1억7560만원을 더 돌려받아야 한다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A씨 측은 소장에서 "피고(B씨)는 인터넷 개인방송을 통해 많은 수익을 얻고 있는 원고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 자산 규모를 파악한 후 원고를 기망해 금원을 편취할 목적이었다고 보여진다"며 "애초에 원고에게 말한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능력은 물론 의사조차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번 판결과 관련된 아프리카TV 코인 게이트는 2021년 개인 방송 업계를 뜨겁게 달궜던 사건이다. B씨를 통해 비상장 가상자산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BJ들은 시청자들에게 공개 사과한 뒤 일정 기간 활동을 중단하는 자숙의 시간을 가졌다. 일부 BJ들은 개인 방송에서 C사의 애플리케이션(앱), 비상장 가상자산을 홍보해 거센 비판에 휩싸였다.
당시 자신을 성공한 사업가로 소개한 B씨는 BJ들에게 거액을 후원해 아프리카TV의 '큰손'으로 불렸다. 대량의 별풍선뿐 아니라 명품을 선물하거나 1박 비용이 수천만원에 달하는 초고급 호텔을 예약해주면서 재력을 과시했다. 이후에는 C사에서 발행한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를 권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십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A씨는 돈을 받고 C사 관련 홍보 활동을 하기도 했다. A씨가 개인 방송에서 "코인 투자를 뜯어말린다고 했지만 B님이 코인 상장 준비 중이신데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한 적도 있다. 해당 영상의 원본은 삭제됐지만 복사본은 여전히 온라인상에서 찾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