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 반도체 너머의 AI, 시장의 상수

김세관 기자
2025.02.05 05:00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샘 올트먼 오픈 AI 최고경영자(CEO)가 3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2.03. photo@newsis.com /사진=최동준

반도체 개념은 20세기 초반 전기가 어떤 때는 흐르다가 때때로 끊기는 실리콘 같은 원소의 특성이 연구되면서 형성됐다. 이같은 특성으로 정교한 신호 변화를 잡아낼 수 있어 레이더 성능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알려지면서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1947년 트랜지스터 발명을 반도체 혁명의 시작으로 본다. 이후 집적회로(IC)의 탄생과 마이크로프로세서 시대를 경험하고 AI(인공지능)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현재 반도체 수요를 주도하고 있는 AI는 대중들에게 인식된지 오래되지 않았다. 현대적 AI의 개념은 이른바 '생각하는 기계'에 대한 아이디어가 발전해 1955년 미국 다트머스대학교의 존 매카시(John McCarthy) 교수에 의해 정립됐다. 하지만 불과 10여년전만 해도 투자 혹은 자본시장는 거리가 멀게 여겼다.

그나마 반도체는 B2B(기업대기업) 상품으로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기 때문에 산업으로서의 이미지와 실체가 있었다. 하지만 AI는 그저 공상과학영화나 만화 등 문화 콘텐츠에 국한해 대중에게 소비될 뿐이었다.

AI가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닌 현실로 각인된 것은 2016년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의 등장이었다. 알파고는 바둑에서는 세계 최고의 명성을 얻고 있던 이세돌과 대국을 벌여 예상을 깨고 승리해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때까지도 AI와 AI 기술의 근간이 되는 첨단 반도체는 과학과 엔지니어링의 영역이었다. 조금 더 의미를 확장해 보면 2010년대 후반 유행한 AI스피커를 필두로 생활의 영역에 자리잡은 그 무언가였다.

그러나 최근 국내는 물론이고 글로벌 시장에 '충격과 공포'를 가한 '딥시크 쇼크'를 경험하면서 AI의 파급력이 단순히 과학기술이나 생활의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

딥시크는 중국 스타트업의 AI 플랫폼이다. 미국 빅테크(IT대기업)이 쏟아부은 예산의 10분의 1도 안 되는 비용으로 고성능 AI 모델을 개발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첨단 반도체와 AI 시장이 흔들렸다. 소식이 알려졌던 당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9%가 폭락했다. 미국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는 하락률이 17%에 달해 그야말로 '녹아내렸'다.

이밖에도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됐던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 CES 2025에서는 로봇이나 자율주행차에 탑재되는 '물리 AI'가 등장해 주목을 받았다. 오픈AI·오라클·소프트뱅크의 합작회사 스타케이트는 AI에 최대 5000억달러(약 730조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모두 투자시장에 시사하는 바가 큰 이벤트들이다.

이제 글로벌 투자시장 주류에서는 반도체와 AI의 영향력을 빼놓고 시장을 흐름을 이야기할 수 없게 됐다. 투자시장의 변수가 아닌 상수로 자리잡았다. 20세기의 철강과 자동차, 정유, 21세기 컴퓨터 시대를 넘어 AI와 첨단 반도체 시대가 도래했다. 투자자 입장이라면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새시대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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