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유동성 확보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이유로 갑작스럽게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홈플러스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은 정작 수백억원을 들여 본인의 이름을 딴 공공 도서관 건립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해 11월 오세훈 시장과 함께 서북권 첫 시립도서관인 '김병주도서관' 착공 현장을 방문했다. 해당 공사는 김 회장이 2021년 8월 시에 도서관 건립비 600억원 가운데 300억원을 기부하면서 가능해졌다. 과거 기부금 전달식에서 김 회장은 "지역사회에 중심적 역할을 하는 도서관을 설립하겠다는 꿈"이라고 밝혔고 시는 도서관 명칭에 김 회장 이름을 넣었다. 기부 시점인 2021년은 홈플러스가 연간 당기 순손실(2022년 2월말까지 372억 손실)을 입으며 적자 전환한 시점이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2월말 기준(2023년3월~2024년 2월 회계) 연간 이자비용이 약 4573억원으로 전년 대비 16.3% 증가했다. 이자비용은 리스부채 관련 이자 1498억원, 상환전환우선주 관련 이자 1155억원, 차입금과 사채 관련 이자 722억원, 지급금 및 매입채무 관련 이자 약 828억원으로 구성됐다.
당기순손실은 5743억원으로 28.8% 급증했다. 매출액은 6조9315억원으로 5.01% 증가했지만 대규모 이자에 발목이 잡혔다. 홈플러스의 부채총계는 8조5201억원으로 3.6% 증가했다.
신용평가업계는 홈플러스의 현재 자금상황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신용평가업계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 홈플러스의 순차입금은 5조3120억원, 부채 비율은 1408.6%에 이른다고 보고 있다. 홈플러스는 최근 신용등급이 하락하면서 유동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4일 기업회생절차를 시작했다. 회생절차가 개시된 이후 신용등급이 채무불이행 상태를 뜻하는 D까지 떨어졌다.
유통업계와 금융권에서는 초기 인수 과정에서 고부채 레버리지 전략과 이자 부담이 근본적인 문제였다고 지적하고 있다. 홈플러스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할 당시에 약 2조7000억원의 차입금(인수금융)을 들여 대주주였던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익명을 요구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MBK파트너스가 애초부터 기업의 건실한 경영을 목표로 삼고 인수 등 활동을 벌였던 것인지 자금 사정을 보면 의문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MBK파트너스는 △오프라인 유통업 침체 △대형마트에 대한 각종 유통규제 등 외부환경이 홈플러스의 실적을 악화시킨 배경이라는 입장이다. △영업시간 외 배송 금지로 인한 플랫폼 업체로의 고객 이탈△ 코로나19로 인한 오프라인 매장 방문객 급감 △생활지원금/재난지원금의 대형마트 사용 금지 △최저임금 급격한 인상 등도 부담을 안겼다는 설명이다.
MBK 파트너스는 동북아시아 최대 규모로 알려진 사모펀드(PEF)이며 한국계 미국인인 김병주 회장이 경영을 이끌고 있다. 최대주주는 윤종하 (24.7% / 2023년 6월) 김광일 (24.7% / 2023년 6월)씨다. 최근 기업회생절차 돌입을 계기로 불안에 빠진 시장 일각에선 김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홈플러스 회생에 힘을 실으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MBK파트너스 측은 이자비용 부담, 사재 출연론 등 최근 사태에 대한 기자의 질의에 답변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