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각국에 대한 상호관세 정책을 90일 동안 유예하기로 발표한 주요 원인으로 미국 국채 금리의 움직임을 들 수 있다. 미국 S&P500 지수가 2월 고점 대비 약 20%가 하락한 시점에서도 별다른 유화 메시지를 내지 않던 미국 정부가 미국 국채금리가 불과 며칠 만에 4% 언저리에서 4.5% 수준까지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자 태도를 바꾼 것이다. 이는 우리의 일상적인 생활에서는 크게 잘 와닿지 않는 채권이 전 세계 글로벌 실물/금융 시장에서 가진 큰 영향력을 잘 반증하는, 지금껏 수없이 되풀이되었고 앞으로도 되풀이될 사례 중 하나일 뿐이다.
채권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이기도 하다. 가장 오래된 인류 문명으로 알려진 수메르 문명 시절, 이미 사람들은 금속 내지는 곡물 등을 타인에게 양도하며 이자를 부과했다는 기록이 존재한다. 최초의 화폐가 등장하기도 전에 이미 사람들 간에는 신용 거래가 있었다. 12세기 초 지중해를 지배했던 베네치아 공화국, 16세기경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18세기 중반 대영제국의 콘솔 채권 등 지난 1000년 동안 인류의 굵직한 역사 및 산업발전 등의 배경에는 채권시장이 있었다. 채권의 종류는 발행 주체에 따라 여러 가지로 분류할 수 있으나, 궁극적으로 그 기반에 신용이 밑바탕이 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렇기에 채권 투자에는 신용 위험과 함께 전반적인 경기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특히 회사채는 국채보다 유동성 및 신용 리스크 등을 감수해야 하므로 이자율은 높지만, 주의할 부분이 많다. 해당 기업의 채권 가격이 자신이 감수해야 하는 본질적 신용위험 대비 적정한 수준인지, 아니면 과매수 내지는 과매도 구간인지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투자를 결정한다. 채권은 주식 등의 위험자산 보다는 현저히 낮은 변동성을 나타내지만, 그 역시 전반적인 경기 또는 해당 기업의 영향으로 인해 가격이 오르기도 하고 내릴 수도 있다.
채권 투자에서 또 다른 리스크인 듀레이션에 대해서도 투자자들의 이해가 필요하다. 2022년 미 연준이 정책금리를 가파르게 인상하기 시작할 무렵, 소위 '무위험자산'이라고 칭하는 미국 국채에 장기 구간으로 투자한 투자자는 20%~30%에 달하는 평가 손실을 경험해야 했다. 이처럼 듀레이션은 채권투자 수익률에 있어서 지렛대 같은 역할을 한다. 장기채권에 투자하는 투자자는 반드시 듀레이션 리스크 및 이로 인해 발생하는 기회비용 등까지 고려하여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
채권 투자는 주식보다 평균 수익률이 낮지만, 변동성이 낮고 고정적인 이자 수익을 통한 정기적인 배당 이익을 추구하는 투자자에게 좋은 선택지다. 단, 주식과 달리 채권은 비대칭적인 수익률/위험을 나타내므로, 잠재적 이익의 상승분은 제한적이지만 부도가 발생할 경우 투자 금액의 상당 부분을 손해 볼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 따라서 채권 투자에서 신용평가 분석 및 투자 종목의 다각화는 필수적이다. 그러므로 개인투자자는 회사채 개별 종목에 대한 직접투자보다는 펀드나 ETF 등의 상품을 통한 일임 투자를 통해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