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유심 해킹' 대안으로 부상한 ICTK, 210억 투자유치

성상우 기자
2025.05.28 08:07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는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더벨'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아이씨티케이(ICTK)는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 마련을 위해 210억원의 메자닌 투자유치를 공식화했다. 보안 분야의 유망 기업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고 PQC 기술 부문에서의 중장기 성장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실제 논의 과정에선 보다 현실적인 얘기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통신사 유심 해킹 사건과 맞물려 아이씨티케이의 유심 보안 기술이 대안으로 떠오를 것이란 관측이 크게 작용했다. 내년부터 본격화될 실적 개선 기대감도 투자 결정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이씨티케이는 최근 210억원 규모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정했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 0%로 발행하며 만기일은 4년 뒤인 2029년 5월 23일이다.

전환가액은 1만7533원이다. CB 발행 결정 공시일인 지난 16일 종가 1만7530원보다 높은 가격이다. 전환가액은 산출 공식에 따라 책정된다. 1개월·1주일·최근 주가의 가중산술평균치다. 가중치는 거래대금에 따라 주어진다. 2300억원 규모가 거래된 지난 15일의 1만7000원대 주가가 가장 많이 반영됐다.

상장 이후 최고가 수준인 1만7000원대에서 산정된 전환가격은 추후 전환 가능성을 고려했을 때, 투자자 입장에선 다소 부담이 되는 요소다. 주가 상승 가능성을 크게 봤다는 의미다.

제로 금리 역시 발행사인 아이씨티케이에 유리한 조건이다. 전환 이전까진 채무·채권의 성격을 갖고 있는 메자닌 특성상 주기적으로 지급해야 할 이자가 책정되는데, 아이씨티케이는 만기 상환 시점까지 이 부담이 없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채권으로서의 성격보단 추후 아이씨티케이 지분 전환에 더 가중치를 뒀다는 의미다. 이 역시 주가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는 시그널로 해석할 수 있다.

내부적으론 두나무가 참여한 ‘삼성·엔에이치·두나무 퀀텀 신기술조합 제1호’가 첫 번째 투자로 아이씨티케이를 선택했다는 점에도 의미 부여를 하고 있다. 지난해 아이씨티케이의 상장 주관을 맡았던 NH투자증권을 필두로 삼성증권, 두나무 산하의 두나무투자일임이 출자한 펀드로 첫 투자처로 아이씨티케이를 낙점했다.

최근 IT업계에서 불거진 보안 이슈가 투자유치 과정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대형 통신사의 유심 해킹 사건과 맞물려 아이씨티케이의 유심 보안 기술이 유일한 대안으로 언급됐다는 후문이다.

아이씨티케이는 양자내성암호(PQC) 기술이 적용된 Giant 5(G5) 칩을 개발해 LG유플러스에 공급하고 있다. PUF 기술과 양자암호 기술이 적용된 칩의 상용화로는 세계 최초 사례다. G5칩을 기반으로 유심 및 eSIM을 개발해 통신 디바이스 등에 이미 적용 중이다. PQC를 접목한 모듈을 비롯해 qTrustNet VPN을 LG유플러스와 코위버 등에 공급하면서 PQC 분야 기업으로선 가장 빠른 속도로 상용화를 이루고 있다는 평가다.

아이씨티케이가 LG유플러스에 공급하고 있는 칩은 산업용 제품이다. 다만 소프트웨어 상의 간단한 조정 작업을 거치면 스마트폰을 비롯해 개인용 디바이스에도 곧바로 탑재가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유심 해킹 사태를 수습할 수 있는 차세대 유심칩을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언급되는 배경이다.

실제 LG유플러스뿐만 아니라 SK텔레콤의 양자보안 관련 투자 자회사인 IDQ와도 협업을 통해 솔루션 개발을 진행했다. 올해부터 곧바로 LG유플러스 외 타 통신사향 매출 발생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개발 중인 G9칩엔 양자내성암호(PQC)를 포암해 양자난수생성기(QRNG) 기능이 탑재된다. SK텔레콤 등 국내 메이저 통신사 전반으로의 공급처 확대를 기대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내년부터 가시화될 흑자 전환 가능성도 비중있게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내부적으로 내년 흑자 전환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시장에선 내년 아이씨티케이의 매출을 240억원대로,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70억원대, 62억원대로 추정했다.

지난해 연매출이 66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2년 사이 3.6배의 외형 성장이 가능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실제 ICTK의 공모 당시 실적 추정 내역을 보더라도 미국 소재 글로벌 빅테크사들과 국내 대기업들에 대한 공급 물량이 본격화되는 시점을 2026년으로 잡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내년부턴 확실히 턴어라운드가 이뤄질 것으로 내부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보안 영역에서의 기술 우위와 더불어 실적 안정성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지 않았을까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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