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HTS(홈트레이딩시스템) 중심이던 증권가 AI 활용 범위가 내부 업무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비용 절감과 생산성 혁신 수요가 맞물리며 AI 도입 흐름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그간 해외뉴스 번역, 해외 기업 실적 요약, 투자정보 추천 등 고객 서비스에 머물렀던 AI 적용 범위를 최근 사내 업무 전반으로 넓히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올해를 기업들이 AI를 통해 비용 절감과 생산성 혁신을 본격화하는 원년으로 예상한다. 이에 증권사들도 AI 활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상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는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가 출시 초기 단계여서 기업들이 바로 활용하기에 한계가 있었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를 것으로 업계에서 보고 있다"며 "미국 IT 자문업체 가트너는 올해 말까지 기업용 앱 40%에 AI 에이전트가 탑재돼 전년 대비 8배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고 밝혔다.
키움증권은 지난달 9일 임직원용 AI 업무포털을 정식 오픈했다. 보안을 위해 망 분리 환경에서도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인프라와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수 개월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증권은 이메일 작성, 번역, 문장 교정 등에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임직원들의 업무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 이외에도 사내 제도나 복리후생 등 회사 관련 데이터를 꾸준히 AI에 학습시켜 전사적 AI 역량을 키워나간다는 방침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사내 AI 포털을 기반으로 AI 활용 범위를 단순 문서 분석에서 계약서 관리, 컴플라이언스 모니터링, 장외파생 거래 등 고도화된 업무 영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자체 LLM(대형언어모델)을 구축해 보안 리스크와 AI 할루시네이션(환각) 오류를 최소화하는 한편 개발 경험이 적은 임직원들도 업무 자동화 모델을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AI 역량 강화를 위해 올해 연봉 1억원 이상을 제시하며 전문 인력 확보에도 나섰다.
KB증권은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과 AWS(아마존웹서비스) 기반 에이전트 플랫폼을 통해 고객상담, 법무, 리스크 관리 업무에 AI를 적용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퍼플렉시티와 협업 하에 AI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했다. 데이터 처리 역량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팔란티어 등 데이터 전문 기업과 협업도 검토 중이다.
금융투자업계 인프라 영역에서도 AI 전환은 가시화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최근 AI 스타트업 페어랩스를 인수해 데이터와 지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가 기업을 인수한건 설립 이후 처음이다. 향후 시장 관리 업무 전반에 페어랩스와 공동 개발한 AI 기술을 접목해 수익성을 높일 방침이다. 한국IR협의회 역시 AI 기반 기업분석보고서를 확대해 중·소형 상장사 정보 공백 해소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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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증권업에서도 AI를 활용해 수익성을 개선하는 곳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라며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AI 역량을 확보하는게 증권사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