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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켐의 CATL 향 전해액 공급이 구체화 단계에 들어섰다. CATL에 핵심 소재를 공급해 온 중국 현지 기업 인수를 통해 CATL과의 관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인수한 지 두달이 채 지나지 않은 이니텍을 매각하며 자금 확보에 나섰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니텍은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엔켐이 에스제이제일차홀딩스에 보유 중인 구주 전부를 매각할 예정이다.
1주당 가액은 8010원으로 총 273억원 수준의 계약이다. 엔켐 뿐만 아니라 중앙첨단소재 역시 보유 중인 이니텍 구주 328만4182주를 에스제이제일차홀딩스에 매각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다소 의외의 움직임이라는 반응이다. 그도 그럴 것이 엔켐이 이니텍을 인수한 지 두달도 채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엔켐은 지난달 초 이니텍을 인수했다. 인수 과정 역시 급박하게 돌아갔다. 당초 다른 원매자가 있었지만 계약 막판 엔켐이 등장하면서 엔켐과 중앙첨단소재가 이니텍을 인수하게 됐다.
매각 과정 역시 빠르게 결정한 티가 난다. 이니텍 매각 계약 체결일은 5월 28일이고 잔금 지급일은 이날(29일)로 단 이틀만에 모든 과정이 종료될 예정이다.
엔켐이 갑작스럽게 이니텍 매각에 나선 이유는 CATL 측과의 공급망 구축이 가시화됐기 때문이다. 엔켐은 세계 1위 전해액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중국 이차전지 기업에 전해액 공급이 동반돼야 하는 상황이다.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시장 점유율만으로는 세계 1위 달성에 한계가 분명하다는 분석이 바탕이 됐다.
CATL과의 관계 구축을 위해 지난해부터 부던히 노력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해액 공급을 위해 CATL과의 교감을 이어오던 중 현지 기업을 인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해당 기업은 애초에 CATL에 핵심 소재를 공급해 온 기업이다. 해당 기업의 지분을 매도하는 곳이 CATL이 최대주주로 있는 기업으로 알려졌다.
엔켐은 현지 기업의 실사를 진행 중이다. 빠르면 다음달 초 정도에 실사가 마무될 예정이고 본 계약은 다음달 안에 체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CATL 공급망 구축이 가시화된 상황에서 엔켐은 자금이 급하게 필요했다. 기업 인수 비용이 필요한 상황에서 추가적인 메자닌 발행, 자금 유치 등은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엔켐은 지난해 말 시설자금 2000억원, 운영자금 500억원 조달을 위해 전환사채(CB)를 발행한 이력이 있다.
결국 이니텍 매각으로 승부수를 띄운 모양새다. 애초에 이니텍은 원매자가 따로 있었던 만큼 급하게 매각하기에도 수월했다는 평가다.
엔켐이 해당 기업 인수 과정을 모두 원활하게 마무리 할 경우 빠르면 내년부터 CATL에 전해액 공급이 가능할 전망이다. 엔켐 측에 따르면 CATL에 최대 연간 약 7만톤의 전해액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엔켐의 전체 전해액 공급량은 약 5만톤 수준이었다.
중국 시장 공략과 더불어 꾸준히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미국 시장에서의 공급망 확대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조지아, 테네시 등 주요 생산기지에 대한 추가적인 투자도 계획하고 있다.
엔켐 관계자는 "자금확보가 급한 상황에서 이니텍 매각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며 "CATL과의 공급망 구축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