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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이디엠바이오(이하 현대ADM)가 현대바이오사이언스에 피인수된지 1년여가 지났다. 새 최대주주 체제에서 현대ADM이 보인 첫 번째 행보는 현대바이오사이언스가 보유한 특허의 독점적 실시권을 양수하는 작업이다. 그간 주력하던 임상시험수탁사업(CRO)에 더해 자체 연구까지 저변을 넓혔다.
다만 시너지가 본격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오히려 현대바이오사이언스가 최대주주 자리에 오른 이래 적자폭이 확대되는 추세다. 현대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특허의 독점적 실시권을 양수하는 과정에서 발행한 전환사채(CB)도 현대ADM의 잠재적 리스크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유방암·폐암 기술실시권 확보, CRO 넘어 연구개발
CRO 전문기업인 현대ADM이 지금의 사명을 사용하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해 8월부터다. 최대주주가 기존 모비스에서 현대바이오사이언스로 변경된지 3개월만에 이뤄진 변화였다. 당시 현대바이오사이언스는 특수관계인들과 함께 현대ADM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지분 34.91%를 확보하는데 310억원을 투입했다.
이 중 현대바이오사이언스의 몫은 269억원이다. 당시 현대바이오사이언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31억원에 그쳤기 때문에 18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융통했다. 상상인저축은행(120억원)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50억원), 상상인증권(10억원)이 대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현대바이오사이언스로서는 전사적인 역량을 투입해 현대ADM을 인수한 셈이다. 빠른 시너지가 요구됐던 만큼 현대바이오사이언스도 최대주주 자리에 오른 직후 현대ADM에게 보유하고 있던 특허의 독점적 실시권을 넘겼다. 주로 유방암과 폐암 항암제에 대한 특허들이 주를 이뤘다.
현대ADM이 유방암·폐암 항암제와 관련해 실시권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현대바이오사이언스에게 지불한 금액은 91억원이다. 향후 연구개발한 유방암과 폐암 항암제가 미국 품목허가를 취득할 시 계약규모는 256억원까지 늘어난다. 기존 CRO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지녔던 현대ADM으로서는 새롭게 연구개발 영역까지 저변을 넓히는 효과로 이어졌다.
다만 현대ADM도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35억원 수준에 그쳤기 때문에 외부 조달로 기술실시권에 대한 양수도 대금을 마련했다. 현대바이오사이언스가 인수자금을 마련했을 때와 동일하게 상상인저축은행(90억원)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10억원), 상상인증권(10억원) 등을 주요 대상자로 한 120억원 규모의 제3회차 CB를 발행하는 절차가 수반됐다.
시장 관계자는 "현대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치료제나 췌장암 치료제에 매진하다 보니 유방암, 폐암 항암제까지 인력을 투입하기에는 구조적으로 한계가 명확했다"며 "현대ADM에 기술실시권을 넘긴 배경에도 포트폴리오 다각화뿐만 아니라 연구개발 역량을 이원화하겠다는 의중이 깔려있다"고 전했다.
◇기발행 CB 금융비용 부담, 풋옵션 가능성
성장 가능성을 염두한 결정이었으나 아직까지 성과는 가시하되지 않는 모양새다. 현대ADM이 현대바이오사이언스 체제에 편입된 지난해에는 매출액이 전년(138억원) 대비 29.33% 감소한 97억원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34억원에서 159억원으로, 당기순손실은 33억원에서 202억원으로 각각 확대됐다.
당시 현대ADM은 기존 먹거리였던 CRO 시장의 위축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현대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유방암·폐암 항암제에 대한 실시권을 양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도 적자기조에 힘을 보탰다. 니들 패치 사업을 영위하던 자회사 에이디엠바이오사이언스를 해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중단영업손실 15억원 역시 적자의 배경으로 거론됐다.
올 1분기에도 적자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해당 기간 현대ADM은 매출액이 22억원에 그쳤다. 전년 동기 기록한 29억원보다 24.55% 줄어든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도 18억원에서 27억원으로, 당기순손실도 15억원에서 37억원으로 각각 늘어났다. 기발행한 제3회차 CB에서 발생한 금융비용이 당기순손실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제3회차 CB에 대한 리스크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아직 전환가액(1484원)보다 주가가 높은 수준에 형성돼 있지만 200원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지난달 첫 조기상환 청구기간이 도래한 만큼 주가가 전환가액을 밑돌 시 언제든 풋옵션이 행사될 가능성이 있다. 현대ADM도 리스크를 인지해 별도의 안내문을 공지한 상태다.
현대ADM 관계자는 "기수주했던 품목들의 임상 승인이 미뤄지면서 아직 매출로까지 이어지지 않고 있다"며 "꾸준히 현대바이오사이언스와 협력해 시너지를 발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대ADM은 지난해 10월 신청한 도세탁셀(Docetaxel) 병용 임상 1상을 올 5월 자진 철회한 바 있다.
이어 그는 "최근 제3회차 CB와 관련해 35억원 규모의 전환청구권이 행사됐기 때문에 조기 상환에 대한 불확실성은 그리 크지 않다"며 "(상상인저축은행 등이) 별다른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 만큼 당분간은 신규 조달보다 손익구조 개선과 경비 절감 등을 바탕으로 풋옵션 가능성에 대응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