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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트로닉스가 상장 후 '데스밸리'에 들어선 모양새다. 올해 1분기 최대 손실을 낸 데 이어 재무여건 전반이 악화되고 있다. 연내 매출 반등을 기대할만한 이벤트가 없는 상황에서 당분간 해외사업 비용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구조다. 내부적으로는 내년 손익분기점(BEP)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이지트로닉스는 연결기준 지난 2분기 매출 1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142억원, 120억원이다.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 보면 매출은 55억원, 영업·순손실은 각각 131억원, 108억원이다.
상반기 100억원대의 영업·순손실은 이지트로닉스가 코스닥에 상장한 이후 최대 규모다. 2022년 1분기에 상장한 이후 최근까지 지난해 3분기와 올해 1분기를 제외하면 영업이익을 낸 적이 없지만 손실폭이 100억원까지 간 적은 없었다. 상반기 누적 매출이 100원을 하회한 것도 3년래 처음이다.
상반기만 놓고 보면 올해 실적 부진은 다소 심각한 수준으로 볼 여지가 있다. 단순 연환산할 경우 100억원대 초반의 연매출이 나오는데 지난해까지 2년간 연평균 매출인 350억원대에 비하면 3분의 1토막 수준이다. 큰 폭의 외형 축소와 손실 폭 확대가 한꺼번에 찾아왔다.
눈여겨 볼 부문은 처음으로 100억원대를 넘어선 손실액이다. 상반기에 진행한 138억원 규모 중국 현지 합작법인 투자와 이를 통한 전기차 부품 개발 및 양산 준비 과정에 들어간 증설·운영비가 직격탄이 됐다.
이지트로닉스 관계자는 “반기 회계 감사를 받으면서 무형자산으로 인식한 개발비를 (회계 기준 상) 모두 비용으로 처리하면서 손실액이 커진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수준의 연매출을 달성하는 건 이미 힘들어진 상황이다.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같은 속도로 매출이 인식된다고 가정하면 올해 연매출은 100억원대가 될 전망이다. 2021년 이후 4년 만에 다시 100억원대 외형으로 내려오게 되는 셈이다. 최근 2~3년간 이지트로닉스의 분기별 매출 패턴을 봤을 때 4분기에 가장 큰 매출이 인식되는 계절성이 있다는 점은 그나마 위안거리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가 상황이 좀 안좋은 건 사실”이라며 “지난해 대비 매출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적 부진은 재무 여건 악화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지난해 하반기 200억원선을 바라봤던 보유 현금성 자산 규모가 1년도 안 돼 또 다시 100억원 아래로 떨어졌다.
별도 기준 2023년말 20억원대까지 떨어졌던 현금성 자산 규모는 지난해 하반기 180억원대로 개선된 바 있다. 200억원대로 불어난 매출채권이 대부분 회수되면서 특정금전신탁 계정 금액이 늘어난 덕분이다.
올해 1분기까지만 해도 130억원대를 유지했던 현금성 자산은 상반기 말 70억원 수준으로 반토막 가까이 줄었다. 현금흐름표를 보면 이 기간 당기순손실 발생에 따른 현금 유출 효과가 가장 컸다.
내부 사업 계획 상 올해 중엔 별다른 반등 시나리오를 기대하지 않고 있다. 올해 시작한 중국와 인도 현지에서의 합작사업이 내년 개화하길 기대해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지트로닉스는 지난해에 손익분기점 달성을 목표라고 제시한 바 있으나 이루지 못했다. 사실 상장 후 한번도 연간 흑자를 달성하지 못했다. 올해 역시 사실상 흑자 전환이 이미 물 건넌간 상황이다.
회사 관계자는 “자회사 아이레온과 중국 사업에서 내년부턴 매출이 본격적으로 나오지 않을까 싶다”면서 “BEP를 넘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