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무역긴장 완화 바람을 타고 증시 사상 처음으로 3800대에 올랐다.
2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5.80포인트(1.76%) 오른 3814.69에 정규장을 마쳤다. 앞으로 185.31포인트(4.86%) 더 오르면 '사천피(코스피 4000)'에 도달한다.
이날 코스피는 상승 출발해 보합권에서 등락하다가 오후 들어 완연한 상승세를 보였다. 장 초반 순매도세를 보이던 기관이 순매수로 전환하며 매물을 받아냈다. 기관은 6428억원어치를 순매수하고 개인은 4083억원어치, 외국인은 2509억원어치를 각각 순매도했다.
업종별로 보면 증권이 10%대 급등세를 보였다. 금융은 3%대, 운송장비·의료정밀은 2%대, IT서비스·오락문화·보험·기계장비·제조·섬유의류·제약·음식료담배·전기전자·화학은 1%대 강세였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에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4%대, SK하이닉스가 3%대, 기아가 2%대, KB금융·현대차가 1%대 강세를 보였다.
서상영 미래에셋연구원은 "증권업종의 강세가 뚜렷한데,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거래대금이 급증하자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부각된 것"이라며 "더불어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대한 기대와 미중 무역갈등 완화를 향한 기대를 토대로 반도체 관련 종목군이 상승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최소한 이전처럼 대두를 구매하길 바란다'고 언급하고 '중국은 협상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주장하자 미국 시간외 선물이 상승폭을 확대하고 한국 증시도 반등에 성공했다"며 "미중 갈등에서 한발 물러선 모습이 긍정적"이라고 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미국에선 신용평가기관 무디스의 코멘트와 지역은행들의 꾸준한 실적이 부실대출 우려를 잠재웠고, 미중 무역협상 기대감도 더해지면서 뉴욕 증시가 상승 전환해 글로벌 증시에 긍정적 분위기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에선 방미에 나선 무역협상단 인사들이 한미 관세협상에 대한 긍정적 코멘트를 내놓으면서 APEC 이전 한미 통상협상 결과가 도출될 것이란 기대감이 유입됐고, 원/달러 환율은 다시 1420원선을 하회하며 안정되는 모습"이라고 했다.
이 연구원은 또 "부동산시장 파급효과가 큰 정부 주요인사들의 세제 관련 발언이 노출되면서 주식시장으로의 '머니무브'가 발생해 증시가 활성화할 것이란 기대감이 유입됐고, 특히 기관 매수세를 중심으로 업종 전반의 상승세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삼성증권은 이날 올해 연말 코스피 목표범위를 3600~4050포인트로 상향했다. 시총 비중이 큰 반도체 업종의 호실적을 기대할 수 있고, 미국 증시 상황도 우호적이라는 전망이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 달간 코스피200 기업에 단행된 12개월 순이익 전망치 상향(9.4%포인트) 중 8.8%포인트를 반도체 업종이 기여했다"며 "이런 상향은 지속될 것으로 판단하는데, 반도체 수출단가 상승이 가파르고 미국 빅테크들의 실적도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양 연구원은 "이달 들어 미국 트라이컬러홀딩스 파산, 퍼스트브랜즈 파산보호 신청, 웨스턴얼라이언스뱅코프 등의 부실대출과 같은 사건으로 인해 신용 관련 우려가 부각되고 있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 가시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어 아직 심각하게 우려할 요인은 아니다"라며 "다만 유동성 유입속도를 늦추며 증시 상방을 제한할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감시해야 할 필요는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