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유튜브' 260만 구독자로 키운 직원…"B급 감성 통했다"

지영호 기자
2025.10.21 06:00

'기업 유튜브 홍보 선구자' 방일남 삼성증권 미디어전략팀장 인터뷰

삼성증권 유튜브채널 구독자 추이/그래픽=김지영

"B급 감성도 이해해준 사장님의 자율권 보장 덕분입니다."

방일남 삼성증권 미디어전략팀장은 최근 서울 서초구 삼성증권 본사에서 디지털 마케팅의 성공비결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삼성증권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기업 홍보 유튜브로는 이례적으로 많은 259만 명이다. 경제 채널 삼프로TV 279만 명에 버금가는 숫자다.

콘텐츠 전략은 간단하다. 회사가 보여주고 싶은 콘텐츠를 만드는게 아니라 이용자가 보고싶은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다소 지루한 투자정보를 전달하기도 하지만 '병맛'(맥락없고 형식에 맞지 않지만 웃긴 상황) 콘텐츠를 내보내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방 팀장은 이런 결정을 할 수 있는 배경에 '전폭적인 신뢰'를 전제로 한 '사장님의 자율권 보장'을 손꼽았다.

방 팀장은 "기업 유튜브가 실패하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복잡한 의사결정 단계 때문"이라며 "사내에 많은 분이 관여할수록 적시성이나 차별성이 떨어지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부분을 담당임원이 원스톱 승인시스템을 만들어 해결해 줬다"며 "덕분에 제작하는 직원들이 아이디어와 스토리들을 맘껏 표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방일남 삼성증권 미디어전략팀장이 17일 유튜브 채널 등을 활용한 기업홍보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삼성증권

일례로 AI(인공지능)를 통해 자체음원으로 만든 트로트 송 '우상향인생', 갱스터랩 '주식 보스(BOSS)', '케데헌'에서 영감을 얻은 K팝 스타일의 '라이언보이즈' 등은 복잡한 의사결정 단계가 있었다면 빛을 보지 못했을 콘텐츠다. 삼국지, 이집트 파라오, 칭기즈칸이 등장해 상품을 홍보하기도 하고, 강아지와 햄스터들이 춤추며 소수점주식을 설명하기도 한다. 추석 때 공개한 팝송 '유 빌리브드 인 미(You believed in me)를 활용해 아빠와 딸의 일생을 통해 유언대용신탁을 알린 콘텐츠는 168만 뷰를 기록하며 인기몰이했다.

근래 가장 큰 히트작은 TV광고로도 소개됐던 SF영화 스타일의 MTS 홍보영상 '씬의 한수'다. 구글이 내놓은 동영상 생성 AI '비오 3'(VEO 3)를 활용하면서 콘텐츠 품질이 급격하게 상승한 결과물이다. 방 팀장은 "5월에 성능좋은 새로운 AI프로그램이 나왔다는 이야기 듣고 바로 만들어 본 영상"이라며 "영화 예고편처럼 만들었는데 반응이 좋아서 TV광고까지 활용했고 이제 본편에 해당하는 후속작을 제작 중"이라고 말했다.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비용까지 획기적으로 줄인 것은 덤이다. 통상 금융사 TV광고의 경우 모델에 따라 3억~1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삼성증권의 AI영상 제작비는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아봐야 1000만원이다. 장소섭외, 모델, 촬영 등이 없으니 비용은 AI프로그램에 몇번이나 렌더링을 거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자체 아이디어로 실험하는 방식이다보니 기획비도 없다.

방 팀장은 "AI 활용으로 현업에서 필요한 상품, 서비스 뿐 아니라 급변하는 장세에 맞는 영상들도 시의적절하게 공급할 수 있게 됐다"며 "월간 조회수 400만의 자체 유튜브 플랫폼과 상상하는 것을 TV광고 수준으로 만들수 있게 되면서 일년내내 저비용 상시 영상마케팅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리서치센터 리포트를 영상미디어로 만드는 고민을 하고 있다"며 "더 많은 고객이 삼성증권의 투자정보를 보실 수 있도록 더 다양한 시도를 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방일남 삼성증권 미디어전략팀장이 17일 유튜브 채널 등을 활용한 기업홍보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삼성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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