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전례 없는 상승을 계속하면서 지수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은 눈덩이 손실을 마주했다.
27일 한국거래소(KRX)에서 'KODEX200선물인버스2X'는 전거래일 대비 40원(5.49%) 내린 74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 기록한 역대 최저가에서 1원 반등한 가격이다. 이로써 손실폭은 1개월간 25%, 3개월간 40.82%, 6개월간 64.97%로 집계됐다.
인버스 ETF(상장지수펀드)는 선물매도 포지션 등을 활용해 기초자산의 등락폭을 역방향으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기초자산이 지수선물인 ETF는 지수하락 때 수익을, 상승 때 손실을 보게 된다. 시장에선 주로 하락장 가능성에 돈을 걸거나 폭등장을 노리고 고위험·고수익 상품을 매수한 이들이 손실폭을 제한하는 용도로 매수한다.
KODEX200선물인버스2X는 '곱버스'(곱하기·인버스)로 불리는 지수 기반 레버리지 인버스 ETF로 코스피200선물지수의 하루 변동폭을 2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코스피가 박스권에서 등락하던 기존 국내 증시에선 수익추구·위험회피 수단으로 주목받았지만 하반기 들어 코스피가 폭등을 거듭하면서 손실을 키우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1개월간 국내 증시에서 코스피가 전거래일 대비 하락 마감한 날은 닷새에 그쳤다. 이에 따라 곱버스는 나머지 기간에 모두 하락하면서 증시하락 베팅은 물론 위험회피용으로 단기보유를 계획한 투자자에까지 손실을 유발하는 '함정주'로 돌변했다.
주식이나 정방향 ETF와 달리 가격이 회복될 때까지 '버티기 전략'을 펼치기 어려운 곱버스의 특성 역시 투자자들의 걱정을 더한다. 곱버스는 레버리지가 포함돼 일단 하락하면 '마이너스의 복리'가 발생한다.
출구를 찾기 어렵다는 지적에도 이날 증시에선 코스피 하락을 노리는 개미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곱버스 매매동향은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140억원·40억원어치 순매수로, 기관이 210억원어치 순매도로 집계됐다.
곱버스 투자자들은 "모르고 샀다"는 한탄을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2021년 이후 모든 투자자를 대상으로 레버리지 ETF 사전교육 이수와 예탁금 예치를 의무화해서다.
시장에선 '사천피'(코스피지수 4000)를 넘어 '오천피'에 대비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날 시황보고서에서 "외국인의 국내주식 순매수가 확대되고 있다. 국내로 달러가 유입됨에도 원화는 강세가 아닌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아직 모든 업종에서 외국인 보유비중이 역사적 최고점을 뛰어넘지 못했다. 사천피를 넘어 오천피로의 여정은 계속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