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 랠리를 펼치는 국내 증시에서 대형주와 중소형주 간 희비가 엇갈리는 가운데 증권사 애널리스트 리포트에서도 대형주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2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올해 발간된 애널리스트 리포트는 총 1만7896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코스피 종목을 다룬 리포트가 1만3860건(77.4%)에 달하며 코스닥 종목이 소외되는 모습을 보인다.
올해 증권사 리포트가 커버한 개별 종목 수는 총 1004개다. 이 중 코스피가 394개, 코스닥이 608개였다. 다만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전체 기업수가 1798곳임을 감안하면 투자자는 이 중 66% 이상의 기업에 대해서는 전문 정보를 얻을 수 없는 셈이다. 코넥스 시장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전체 116곳 중 단 2곳(1.7%)만 리포트 커버 대상에 포함됐다. 이마저도 코스닥시장으로 이전 상장한 종목이 1곳 포함됐다.
리포트가 이들 1004개 종목에 고르게 분포된 것도 아니었다. 올해 들어 100건 이상 리포트가 발간된 종목은 36개에 불과했는데 이들 모두 코스피 종목이었다. 코스닥에서는 단 한 종목도 없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 252건 △현대차 173건 △ SK하이닉스 170건 △NAVER 164건 △ 카카오 163건 등 코스피 시총 상위 10위권 기업에 리포트가 집중됐다. 반면 코스닥 대장주인 알테오젠의 리포트 수는 18건에 불과했다. 삼성전자와 비교하면 14분의1 수준이다.
코스닥 중소형주의 경우 리포트는 더욱 부족했다. 올해 신규 상장한 바이오비쥬와 삼양컴텍을 다룬 리포트는 각각 단 1건에 그쳤다. 코스닥 시장에서 리포트가 활발히 나온 곳은 주로 엔터테인먼트 업종으로 △에스엠(98건) △ JYP Ent. (86건) △와이지엔터테인먼트(79건) 등 순이었다.
이 같은 쏠림 현상은 증권사 애널리스트 인력 구조와 직결돼 있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현재 등록된 애널리스트는 1110명이다. 이 중 NH투자증권(88명)이 가장 많았다. 삼성증권·신한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KB증권·하나증권 등만이 50명 이상을 두고 있다. 반면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1~3명 수준에 불과하다.
전체 상장사가 약 3000곳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기업 분석 수요가 높고 증권사의 잠재 고객이 될 가능성이 높은 대기업 위주의 분석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중소형 증권사는 인력 부족으로 거시경제 중심 리포트를 내거나, 이미 화제가 된 종목에 대한 사후 분석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특히 코스닥 중소형주는 리포트 자체가 부족할 뿐 아니라, 내용 면에서도 참고할 만한 수준의 양질의 정보가 담긴 리포트가 극히 드물다"며 "이런 정보 비대칭성이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의 코스닥 접근성을 낮추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근 코스닥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닥 시장의 전체 거래량 중 개인 투자자 비중이 84.07%에 달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3.03%, 2.90%에 그쳤다.
김 연구위원은 "증권사 리포트의 대형주 편향을 완화하기 위해 AI(인공지능) 기술을 리서치 영역에 도입하는 대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AI가 종목 커버 범위를 넓히고 리포트의 양과 질 모두를 향상하는 효과가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