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전문가들은 '코스피 5000' 달성을 위해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증시 부양 정책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신규 투자자를 유인할 다양한 상품을 출시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30일 한국거래소는 시장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사무소에서 '코스피 5000 시대 도약을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서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부가 추진 중인 세제 혜택이 일관성 있게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배당소득 분리과세율을 낮춰 자본의 효율적 재배치와 강력한 주주환원이 이뤄질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라고 말했다.
김진욱 한국씨티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한동안 한국을 주목하지 않던 외국인 투자자들로부터도 국내 증시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다"며 "다음 달 국회에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3차 상법안 개정과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얼마나 시장 친화적으로 처리되느냐가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만약 시장 기대에 못 미친다면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을 끌어내리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기관 투자자 유입의 중요성을 짚었다. 그는 "미국이나 일본은 기관 투자자 비중이 60% 수준이지만 국내 증시에서는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의 비중이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며 "정부가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의 참여를 확대할 유인을 마련한다면 국내 밸류에이션 매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TF(상장지수펀드)상품을 더 다양화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최광혁 LS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금까지 주식을 하지 않았던 신규 투자자의 유입이 중요하다"며 "투자를 통해 주식시장 상승이 경기 성장의 원천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ETF에 자금이 몰리기보다, 새로운 테마형 ETF나 미국처럼 3배 레버리지 ETF 등 다양한 상품 상장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주식시장에 대한 인식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고태봉 iM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일본의 아베노믹스와 밸류업 정책이 성공한 이유는 정부와 국민 전체가 주식시장을 '운명공동체'로 바라봤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도 주식시장을 개인이 부를 축적할 수 있는 수단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지 않으면 자금은 또다시 부동산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고태봉 iM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내년 한국의 성장 모멘텀은 충분하며, 코스피지수가 5100선을 돌파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밝혔다. 그는 "AI 시대를 맞아 이번 반도체 사이클이 기존보다 훨씬 길게 이어지는 '메가사이클'이 될 가능성도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AI 데이터센터 증설이 확대되면서 그동안 우리가 홀대했던 레거시 메모리 반도체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종형 센터장은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 정부의 증시 부양 의지가 일관적으로 유지된다는 전제로 내년 코스피지수 상단을 4500포인트로 제시했다. 그는 "내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을 각각 85조원, 60조원으로 예상한다"며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내년 전체 상장사 영업이익이 올해 대비 30%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광혁 LS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이 수출 확대를 위해 환율을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며 "달러 약세에 따라 원화가 절상될 수 있어 내년 원/달러 환율이 1350원대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거래소는 현재의 상승 흐름이 일시적 반등에 그치지 않고 코스피 5000 시대 달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더욱 신뢰받는 시장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