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준비 중인 가상자산 시장의 기본법 '디지털자산기본법'에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율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해외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규제로 국내 디지털자산 시장의 갈라파고스 현상이 가속화할 것으로 우려한다.
9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디지털자산기본법 정부안에 가상자산거래소의 대주주 소유 지분율을 현행 자본시장법상 대체거래소 수준인 15~20%로 제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법안이 현실화하면 두나무와 빗썸 등 주요 거래소 대주주들은 보유 지분을 강제로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 합병, 빗썸의 2대 주주 변경 등 업계 내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대주주 지분 제한은 시장에 강력한 규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업계는 해외에서 유사 입법·규제를 찾아보기 힘든 규제라는 입장이다. 미국이나 EU(유럽연합), 일본 등 주요 선진국 규제체계에는 민간 디지털자산사업자의 지분 소유구조를 인위적으로 제한하는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주요국은 주요 주주의 신원조회를 요구하거나 주요 주주에 대한 재무건전성 등 적합성 평가를 실시하는 요건들이 있지만 대주주 지분을 제한하는 규제는 없다.
업계는 금융당국이 그동안 강조한 대로 글로벌 정합성에 맞는 디지털자산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미국은 자국 내 디지털자산 발행·유통을 촉진하기 위한 '프로젝트 크립토'를 발표했고 이를 위한 최우선 과제로 디지털자산업자에 대한 '혁신 면제' 제도 도입을 예고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심사 없이 신고 절차만으로 다양한 디지털 자산 관련 시범사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허용한 제도다. 일본에서도 기업의 토큰자금조달 허용 등 블록체인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규제 합리화를 추진하고 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주요국은 이용자 보호 규정을 두면서도 기업하기 좋은 풍토를 조성해 산업 혁신을 도모하는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며 "디지털 자산은 한국이 세계를 선도할 잠재력을 지닌 몇 안 되는 미래 산업인 만큼 지분 소유구조 제한같이 산업의 숨통을 조이는 과잉 규제보다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세계 2위 규모의 디지털자산 시장을 보유한 만큼 혁신을 뒷받침할 제도적 마중물만 있다면 디지털자산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