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당기순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 1조4206억원, 당기순이익 1조315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공시했다. 전년동기 대비 각각 58%, 50% 급증한 결과다. 매출은 15조3631억원으로 33% 증가했다.
연간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1.8%로 중장기 목표(12%) 조기 달성이 가까워졌다. 2023년 ROE는 7.5%였다. 고객상품 운용자산(AUM) 평균잔액은 23조원으로 2년새 약 33% 증가했다.
자산 1억원 이상 보유고객 수는 지난해 말 31만여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는 이날 한국거래소(KRX) 종가 기준 2만6050원으로 1년새 83% 뛰었다.
윤병운 대표이사는 "시장환경에 따른 일회성 성과가 아니라 전 사업부문 경쟁력 강화와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가 만든 결과"라며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수익구조와 인공지능(AI) 혁신을 바탕으로 자본시장 내 선도적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선 윤 대표가 2024년 3월 취임 후 단행한 수익구조 개편이 조기에 효과를 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통 강자였던 투자은행(IB) 분야 실적이 두드러졌다.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주식자본시장(ECM) 1위, 부채자본시장(DCM) 2위에 올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삼성SDI 유상증자 주관 등이 지난해 주요 딜로 꼽힌다. 딜 숫자를 늘리기보다 대형·우량 딜에 집중하는 전략이 적중했고, 부동산 금융도 대형 우량자산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수익성·안정성이 향상됐다고 NH투자증권은 설명했다.
리테일 부문의 변화도 눈에 띈다. 지난해 30억원 이상 초고액 자산가 고객은 6323명으로 1년새 51%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액자산가(HNW) 중심 자산관리 전략을 전면화하면서 패밀리오피스 서비스와 점포를 재편한 결과다.
인공지능(AI) 전략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차트·종목이슈·정보검색 등에 접목, 앱 사용자 수가 대폭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금융권 AI 도입이 상담 자동화나 내부업무 효율화에 맞춰진 점과 대조적이다.
이 밖에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내부통제·리스크 관리수준을 급격히 높여 업계 관심을 모았다. 미공개정보 유출 혐의로 금융당국 수사선에 오른 임원은 압수수색 이틀 만에 직무에서 배제됐다.
NH투자증권은 대표 직속 내부통제 강화 태스크포스(TF)를 신설, 전사 임원의 국내주식 매수를 금지하고 계좌감시 대상을 임원 가족까지 넓혔다. 그간 업계에선 임원 본인에 한해 계좌를 감시하는 증권사가 일반적이었다.
노사관계도 원만하게 유지하며 경영 지속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윤 대표는 이곳 평사원 출신이다.
중장기 전략은 종합투자계좌(IMA)와 AI를 통한 도약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9월 IMA 인가를 신청, 금융위원회 심사절차를 밟고 있다. 증권가에선 시장 진입을 유력하게 본다.
윤 대표는 신년사에서 "IMA는 단순한 사업확장을 넘어 자본시장의 자금을 창의적 투자로 연결해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높이는 핵심 인프라"라며 "인가 완료까지 겸허한 자세로 철저히 준비하는 것은 물론, 이후 전사 차원에서 유망기업을 발굴·지원하는 '모험자본 투자의 선봉'에 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