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개혁 띄운 李대통령, 지주사 전환 시나리오도 펼까

김세관 기자, 방윤영 기자
2026.01.30 04:27

자본시장 변화 주문에 10년전 실패사례 재부상
금융위 "방향성 정해진것 없어…해외사례 참고"
코스닥 경쟁력 확보 우선… 자체개혁안도 탄력

2015년 금융당국이 구상한 한국거래소지주 설립 방안/그래픽=윤선정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거래소(이하 거래소)를 포함한 자본시장 전반에 대한 제도개혁을 주문하면서 거래소 지주회사 개편안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할지 주목된다. 거래소가 자체적으로 추진 중인 거래시간 연장방안이나 이른바 '좀비기업' 퇴출강화 논의도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2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본시장의 핵심이 되는 거래소를 개혁하자는 지시를 (이 대통령이) 내려 금융위원회와 거래소 등이 해당 논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코스피지수 5000 달성 이후 자본시장의 관심이 수십 년 지수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코스닥으로 옮겨가면서 나온 발언으로 거래소 개혁을 추진해 코스닥 시장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김 실장은 이날 거래소를 지주회사로 전환하려다 실패한 과거 사례를 언급했다. 거래소와 증권업계는 이 점을 가장 주목한다.

실제로 금융당국은 2015년 거래소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뒤 IPO(기업공개) 하는 내용의 거래소 개편안을 마련했다. 당시에도 코스닥과 비교해 시장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코스닥 활성화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었다. 지주사 전환으로 거래소 산하로 들어가게 될 코스닥 자회사는 중소·벤처기업을 포함한 모든 성장·기술형 기업을 위한 거래소로 육성될 예정이었다. 최근 거래소가 마련한 기술특례상장 종목 다변화와 정부 차원의 펀드투자 등과도 궤를 같이한다.

그러나 당시 국회에서의 논의가 원활하지 못했다. 자본시장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입법과정에서 제동이 걸리며 더이상 진행되지 않았다.

이번에 정치권이 다시 한번 이를 언급하면서 10년 만에 재추진 절차가 진행될지 관심이 쏠린다. 이와 관련, 금융위 관계자는 "아직 방향성이 정해진 건 없다"며 "해외사례 등을 참고해 개혁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 자체개혁 방안 등도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거래소는 오는 6월 말을 목표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오전 7~8시 프리마켓, 오후 4~8시 애프터마켓 오픈을 준비 중이다. 2027년 12월까지 24시간 거래체계 구축도 마련한다. 아울러 이자도 갚지 못할 만큼 수익이 없는 이른바 좀비기업에 대한 코스닥 상장폐지 강화방안도 시장의 신뢰회복을 위해 추진될 예정이다.

이 대통령도 이날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증권거래소는 일종의 백화점(인데) 상품가치 없는 썩은 상품, 가짜상품이 많으면 누가 가겠냐"며 "상품정리부터 확실히 하고 좋은 신상품을 신속 도입해 고객신뢰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라고 밝혔다.

거래소 관계자는 "정부정책에 부응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과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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