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저가車에 마진 눌렸다…현대차·폭스바겐도 앞다퉈 '원가 전쟁'

중국 저가車에 마진 눌렸다…현대차·폭스바겐도 앞다퉈 '원가 전쟁'

이정우 기자
2026.05.26 18:10

현대차·GM 공동개발부터 폭스바겐 中 플랫폼까지 원가절감 총력

/그래픽=윤선정
/그래픽=윤선정

중국차와의 가격 경쟁 장기화로 완성차 업체들의 마진 압박이 커지면서 원가절감 분위기가 부품 조달·개발·생산 구조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차량 가격을 낮추는 것과 병행해 부품 조달과 개발 방식, 플랫폼, 생산라인까지 다시 손보면서 수익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제안입찰 제도를 전 차종으로 확대해 정규 프로세스로 운영하고 있다. 제안입찰은 협력사가 부품 설계나 공정 개선 등을 통해 원가절감 아이디어를 먼저 제안하고 우수 제안을 낸 업체에 우선협상권을 주는 방식이다. 원가절감이 단순한 납품단가 협상에 그치지 않고 협력사 평가와 물량 배정 기준으로 들어가게 한 조치다.

특히 현대차는 공동개발을 통해 비용 부담 완화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해 제너럴 모터스와 중남미용 소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승용차·픽업, 북미용 전기 상용밴 등 5개 차종을 공동 개발하기로 한게 대표적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차종 개발비와 부품 조달을 공동 부담해 비용을 절감하고 특히 공급망과 물류 분야에서의 효율이 향상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원가 구조를 낮추기 위한 조치를 잇따라 취하고 있다. 일부는 중국 업체들이 갖춘 저비용 개발·조달 방식을 '역수입'하기도 한다.

폭스바겐은 중국 전용 전자·전기 아키텍처를 통해 개발 비용을 줄이는 전략을 꺼냈다. 중국 현지 전기차 업체 샤오펑과 협력해 중국 시장에 맞춘 플랫폼과 아키텍처를 개발해 비용과 개발 기간을 줄이는 방식으로 중국 시장에서 판매하는 차량 대부분을 2030년까지 중국 전용 전자 아키텍처 기반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중앙집중형 제어장치와 부품 내재화를 통해 기존 전기차 전용 모듈식 플랫폼(MEB) 플랫폼 대비 개발 속도는 최대 30% 높이고 비용은 40% 낮출 수 있다. 독일 본사 중심의 고비용 개발 방식에서 벗어나 중국 시장에 맞는 저비용·고속 개발 체계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닛산도 중국식 부품 개발 방식을 원가절감 카드로 검토 중이다. 닛산은 2027년 3월까지 5000억엔 규모의 비용 절감을 추진하면서 중국 부품사들이 활용하는 표준부품과 설계자-공급사 간 밀착 협업 방식을 글로벌 조달 체계에 적용할 예정이다. 공급사를 개발 초기 단계부터 참여시키고 부품 표준화를 확대해 개발비와 변동비를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닛산은 지난 4월 글로벌 차종 라인업도 56개에서 45개로 줄이기로 했다. 제품군을 단순화해 개발·생산 복잡도를 낮추고 저수익 모델을 정리하기 위한 조치다.

스텔란티스는 이달 중국의 저가 EV(전기차) 업체 둥펑과 유럽 합작법인(JV) 설립을 추진해 판매·유통뿐 아니라 제조, 구매, 엔지니어링까지 협력하고 있다. 중국 신에너지차 업체의 저비용 개발·조달 역량을 유럽 생산망에 끌어들여 관세 부담과 생산비를 동시에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중국 현지 전용 모델 개발 차원에서 현지 연구·생산 체계를 검토했다면 이제는 중국산 부품을 국내 생산 차량에 활용해 원가를 낮추는 방안까지 고민해야 할 정도"라며 "국내 부품 생태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완성차 업체가 가격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부품 가격과 인건비 구조를 함께 낮추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자동화 기술을 활용한 생산성 개선과 세제 혜택 등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