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게 살 기회" 겁없는 개미 4.6조 '줍줍'...매도 폭탄 다 받았다

김은령 기자
2026.02.03 04:03

개인 4.6조 순매수에도 '출렁'
"美불확실성 빌미로 차익실현"

코스피가 5%넘게 급락하며 5000선이 붕괴된 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종가가 전장대비 274.69포인트(5.26%)하락한 4,949.67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 지수도 4% 넘게 하락하며 장을 마쳤으며 원달러환율은 24.60원 상승한 1,464.1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사진=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케빈 워시 전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 이사를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유동성 축소에 대한 우려가 퍼졌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온 국내 증시를 비롯해 아시아 증시, 금과 은 등 원자재 가격이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상승 피로감이 컸던 만큼 워시 지명 이벤트가 조정의 빌미가 됐다는 분석이다.

2일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들은 2조5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기관투자자도 2조2000억원의 매도우위를 보이며 4거래일 만의 코스피 약세를 주도했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4조6000억원 규모를 순매수하며 증시 급락을 매수기회로 삼았다.

시장이 워시 지명에 출렁인 것은 금리인하 기대감이 줄면서다. 그는 인플레이션에 단호한 태도를 보여왔고 양적완화(QE)에도 비판적인 태도를 나타내 매파적 성향으로 여겨왔다. 당시 워시 지명자는 양적완화 정책에 대해 "공짜 점심이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워시 지명자를 '매파 성향'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인터뷰 등에서 AI(인공지능)를 통한 생산성 개선이 경제 전반의 디스인플레이션 상황을 유발할 수 있고 기준금리를 더 낮게 유지할 수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는 등 금리인하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국내 증시의 쉼없는 상승세에 따른 자연스러운 조정이라는 분석도 있다. 코스피지수는 최근 한 달간 23.97% 가파르게 오른 만큼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차익실현의 트리거가 됐다는 것이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미 올해 금리인하 전망은 1~2회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어 워시 지명 이벤트가 실제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본다"며 "그동안 워낙 가파르게 오른 만큼 차익실현에 따른 속도조절로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열된 국내 시장이 식는 과정일 뿐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원자재·통화·채권)리서치본부 부장은 "지난해 9~10월은 오르고 11월은 조정됐던 장세와 유사한 모습이 아닐까 한다"며 "특히 코스닥은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급히 올라 되돌림이 있을 수 있지만 R&D(연구·개발)예산과 산업정책예산 등이 사상 최대로 배정돼 있어 동력은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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