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반대속 본점 위치는? KRX 지주사 전환 난항

김세관 기자
2026.02.12 04:20

정부 10여년만에 재추진 '촉각'

2015년 금융당국이 구상한 한국거래소지주 설립 방안/그래픽=윤선정

한국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이 추진되면서 지주사와 자회사들의 본점을 어디에 둘 것인지에 대한 이슈도 부상한다. 다만 거래소 노조까지 강하게 지주사 전환을 반대하고 있어 법 개정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소 노동조합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사옥 1층에 코스닥 시장 별도법인 분리에 반대하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과 근조화환을 전시했다. 최근 정부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거래소 지주사 체제전환에 대한 강한 반대의사 표시로 해석된다.

지난달 28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재명 대통령 지시로 거래소 개혁 논의를 시작했다고 했으며 이에 앞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거래소를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고 코스닥 시장을 자회사로 분리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정부와 여당이 코스피와 코스닥 분리를 통해 관련 시장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 그러나 거래소 노조는 코스닥의 역할은 지수급등이 아닌 혁신기업의 육성이라며 주식회사인 한국거래소가 관치금융의 놀이터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거래소 지주사 전환 추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5년과 2016년에 각각 거래소를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뒤 IPO(기업공개)하는 내용의 거래소 개편안이 논의됐고 당시에도 노조 반대에 부딪쳤다. 익명을 요구한 한 거래소 관계자는 "10년 전에도 거래소 노조의 저항이 상당했다"며 "법개정 무산의 이유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지주사 전환 이후에 본사와 자회사들의 본사를 어디로 정할지도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거래소는 부산에 본사를 두고 있다. 거래소가 분리될 경우 지주사 본사만 부산에 남고 코스피와 코스닥 등의 자회사 본사는 서울로 옮기거나 지주사 본사와 자회사 모두 서울로 이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역언론을 중심으로 제기된다.

2015년과 2016년에도 같은 문제가 국회 논의과정에서 언급됐다. 이에 따라 자본시장법에 거래소 지주사 본사 소재지를 규정하자는 의견이 다뤄졌다. 하지만 공공기관 지정이 해제된 일반 주식회사의 본사에 대한 법 명시는 거주이전의 자유를 제한해 위헌 요소가 있다는 법조계 의견이 있었다. 해당 개정안은 결국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폐기됐다.

이후 10여년이 지난 시점에 다시 동일한 법개정이 시도된다는 점에 금융투자업계는 주목한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거래소 지주사 전환 법개정안이 국회에서 한 번만 발의된 게 아니라 2015년 19대 국회에서 발의됐다 폐기됐고 2016년 4월 20대 국회 총선이 끝나고 다시 발의돼 논의했지만 결국 결론을 내지 못했다"면서 "과거 논란이 된 이슈들을 모두가 납득할 수 있게 조율하는 방안을 정부와 정치권이 고민 중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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