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쇼크 때마다 '이 종목' 불기둥"...투자 피난처, 어디?

김창현 기자
2026.03.04 04:15

국제유가·운임 상승 기대감
극동유화·대한해운 '상한가'
SK이노·HMM 등 시선집중
중장기 관점, 항공주도 기회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한 여파로 국내 증시가 5700선까지 급락했다. 증권가에선 국내 증시가 그간 가파르게 상승한 만큼 이번 사태로 단기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정유주, 해운주 등 유가상승에 따른 수혜업종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 잇따른다.

3일 거래소에서 극동유화와 대한해운이 각각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2820원, 4615원에 거래를 마치는 등 정유주와 해운주가 일제히 올랐다. 반면 제주항공과 대한항공이 각각 7%, 10% 하락하는 등 항공주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은 이란이 핵무기 포기의사를 밝히지 않자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 전역을 공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상군 투입 가능성을 언급한 데 이어 이란이 항전의지를 밝히자 장중 코스피지수가 급락하며 투심이 급격히 얼어붙었다.

증권가에선 국내 증시가 글로벌 증시 중에서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와 당분간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한다. 이런 가운데 증권가에선 정유주와 해운주를 단기 피난처로 제시했다. 이들 업종은 과거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될 때마다 강세를 보인 대표적 수혜주로 꼽힌다. 원유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 정유업종은 실적개선 기대가 커질 수 있고 해운업종 역시 전세계 원유 수송량의 20%가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인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운임상승 기대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지난해 평균 원유 수입량의 69%가 중동지역에 의존하고 국내 원유 재고일수도 16일 수준에 불과해 전쟁이 2주 이상 장기화하면 국내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정유, 해운, 조선은 과거 10년 동안 유가 변화율과 상대수익률이 양의 상관성을 나타내왔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대한해운·극동유화 주가 추이/그래픽=김지영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오펙플러스)가 이란 공습 직후 예상보다 큰 폭의 증산방안을 검토했지만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올해 초 배럴당 50달러 선까지 하락한 WTI(서부텍사스산중질유) 선물가격은 이날 70달러를 넘겼다. JP모간은 이번 사태로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보다 에너지 시장에 미칠 영향이 더욱 크고 석유화학의 대규모 공급차질도 불가피해 단기 가격급등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에너지가격 급등을 헤지하기 위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 국내 증시에서는 S-Oil, SK이노베이션, 유니드, 롯데정밀화학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VLCC(초대형원유운반선) 스폿운임이 올해 들어서만 196% 상승하며 2020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현재 사태로 단기적인 운임상승이 예상된다"며 "VLCC를 보유 중인 팬오션과 컨테이너 운임상승으로 HMM이 수혜를 볼 것"이라고 했다.

이날 항공주는 하락마감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기회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은 통상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상승하면 연간 1986억원의 영업손익이 악화하지만 최근 여객수요가 강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운임인상을 통해 비용을 전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그간 국내 증시를 견인한 반도체주와 자동차주의 낙폭이 컸지만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사태가 두 업종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이번 사태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할 수 있어 건설주와 철강주엔 부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주에 대해선 증시 내 변동성 확대로 투심이 위축될 수 있어 하방위험이 큰 업종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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