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발발로 원/달러 환율이 17여년 만에 1510원을 넘어서고, 국내외 증시가 높은 변동성을 보이자 달러 파킹형 ETF(상장지수펀드)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이 상품은 미국 달러라는 안전자산의 특성과 파킹통장처럼 매일 이자가 쌓이는 구조를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TIGER 미국달러SOFR금리액티브(합성) ETF의 순자산은 6654억원으로 1개월 전 대비 975억원 증가했다.
이 ETF는 달러에 투자하면서 매일 미국 무위험지표금리(SOFR) 금리에 준하는 수익이 누적되는 상품이다. SOFR은 뉴욕연방준비은행이 미국 국채를 담보로 하는 1일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를 기반으로 산출하는 금리다.
비슷한 상품인 KODEX 미국달러SOFR금리액티브(합성) ETF의 순자산도 최근 1개월간 305억원 증가했다. ACE 미국달러SOFR금리(합성)(순자산 증가액 108억원), RISE 미국달러SOFR금리액티브(합성)(32억원), KIWOOM 미국달러SOFR금리액티브(합성)(6억원), PLUS 미국달러SOFR금리액티브(합성)(4억원) 등도 최근 1개월간 순자산이 증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상당히 높아지자 자산배분 측면에서 달러 비중을 늘리는 투자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순자산 증가 원인을 설명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95.2원(오후 3시30분 기준)을 기록했다. 1개월 전 대비 52.7원(3.65%) 상승했다. 전날 원/달러 환율은 1517.3원을 기록하며 17여년 만에 1510원을 넘어섰다. 이란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원화 가치가 낮아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치솟은 것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이날 원/달러 환율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하락했다"면서도 "종전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수입업체 결제를 비롯한 달러 실수요 매수세는 환율 하단을 지지한다"고 분석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이란 전쟁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만큼 원/달러 환율은 1500원대 안팎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고유가 장기화 리스크가 현실화하면서 달러 강세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개입 경계감 등으로 1500원대에서 원/달러 환율 상승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고유가 장기화로 원/달러 환율의 1500원대 흐름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이번 주(3월23일~27일) 원/달러 환율이 1480~1530원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란 전쟁 이후 국내외 증시가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것 역시 달러 파킹형 ETF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전날 기준 TIGER 미국달러SOFR금리액티브(합성)의 1개월 수익률은 5.08%를 기록했다. 다른 달러 파킹형 ETF의 수익률은 4~5%대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는 6.93% 하락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될수록 달러 투자 수요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앞으로도 달러 파킹형 ETF에 대한 투자 수요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