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부활 이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서 매물이 빠르게 줄어드는 모습이다.
20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가 종료된 이후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 매물이 일제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도세 중과 첫날인 지난 10일과 비교해 이날 현재 서울 전체 매물은 6만7014건에서 6만4120건으로 약 3000건이 감소했다. 특히 서울 핵심 지역의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서초구는 불과 열흘 만에 매물이 10.2% 사라져 25개 서울 자치구 중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강동구도 매물이 9.4% 감소했다.
경기 지역도 핵심지역을 중심으로 매물이 빠르게 줄어드는 상황이다. 용인 수지구는 양도세 중과 재개 전과 비교해 매물이 8.8% 줄었다. 이는 경기권 중 가장 급격한 매물 감소세다. 이어 성남 분당구와 수원 장안구도 매물이 각각 8.5%, 7.3% 사라졌다.
기간이 길지는 않지만 정부의 당초 예상과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정부는 양도세 중과 이후에도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주요 지역의 매물 흐름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실제 시장에서는 매물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당장의 세 부담을 회피하기 위한 '버티기'나 늘어난 세 부담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매물을 되돌리는 '매도 포기' 분위기가 강한 상황이다.
특히 기존 매물이 빠르게 회수되는 동시에 신규 매물 등록이 줄면서 부동산 거래 주도권이 다시 매도자에게로 넘어가는 모습이다. '매도자 우위'로 분위기 속에 일부 지역에서는 매도 호가를 다시 올리는 움직임까지 나타난다. 거래는 끊겼지만 가격 기대감은 유지되는 '비정상적 정체 구간'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현 부동산시장을 '호가만 있고 거래는 없는' 상황으로 진단했다. 매도자는 가격 상승을, 반대로 매수자는 가격 하락을 각각 기대하면서 거래 절벽이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막판 고가 재건축 아파트 단지들의 급매물이 활발하게 거래됐던 강남구도 가격이 상승전환했다"며 "마지막 다주택자 급매성 거래 후 매물이 다시 감소함에 따리 호가가 상승한 점 등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시장은 당분간 거래 위축 국면을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추가적인 정책 조정 없이 매물 감소가 지속되면 가격 하락보다는 오히려 일부 지역에서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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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시장 전문가는 "문재인 정부에서 양도세 절세 혜택을 줄였을 때 매물은 줄고 증여가 폭증했다"며 "당시 모습이 다시 재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아직까지 처분하지 않은 다주택 매물은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거의 없는 매물"이라며 "추가적인 가격 상승을 기대하거나 보유·증여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