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입법 공회전…해외동향에 속타는 업계

성시호 기자
2026.04.07 18:28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 '스테이블코인 제도설계를 위한 과제' 세미나./사진=성시호

국내 스테이블코인 제도화가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을 둘러싼 갈등 속에 지연되는 가운데 입법공백 해소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발행주체 다툼에 시장구조화·기술표준 논의가 뒷전으로 밀렸다는 우려다.

김규진 타이거리서치 대표는 7일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 국회 세미나에서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지난달 기준 3200억달러 규모로 성장했고, 99%가 미국달러에 연동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6개월 전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스테이블코인 중 어떤 수단이 적합한지에 대한 대화가 많았지만, 올해 들어선 스테이블코인의 지위·존재를 인정하면서 관리·통제와 산업 진흥방안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아시아 주요 금융당국의 고민거리"라고 했다.

타이거리서치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싱가포르달러 외 G10 통화까지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했다. 지난해 단일통화 스테이블코인(SCS) 규제체계를 확정했고, 기존법에 따라 라이선스(MPI)를 취득한 사업자들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나섰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경우 국내 발행근거가 없는 상태에서 지난해 10월 KRWQ 등 국외 발행사례가 등장한 상태다.

김 대표는 "KRWQ가 한때 일일 거래량 10억원을 기록하는 등 나름의 거래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국외 사업자들이 한국주식에 투자할 때 원화 환헤지 수단으로 KRWQ에 대한 롱·숏 포지션을 활용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했다.

이날 세미나에선 규제 불확실성이 토큰증권 활성화까지 늦출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스테이블코인 법제가 정비되지 않아 기존 결제방식이 유지될 경우 해외 투자자 접근이 어려워진다는 분석이다.

김수민 플룸네트워크 한국총괄은 "토큰화 자산은 24시간 결제가 가능한 구조인데도 결제인프라 단절이 발생한다면 시장이 작동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종섭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글로벌 유동성이 한국으로 들어올 수 있는 '디지털 결제 레일'에 대한 논의가 분절적으로 이뤄지는 실정"이라며 "국가적인 전략체계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병덕 의원은 "코인베이스가 USDC를 거래·정산의 핵심 인프라로 활용하며 스테이블코인을 단순한 토큰이 아니라 금융시스템의 일부로 편입시켰고, 시타델증권이 참여한 가상자산거래소 EDXM이 KRWQ에 기반한 무기한선물을 출시한 사례는 매우 상징적"이라며 "스테이블코인 금융시장은 이미 열려서 현실의 금융 인프라로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원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이사장은 "아시아 시장은 높은 모바일 금융 이용률과 빠르게 성장하는 가상자산 생태계를 바탕으로 스테이블코인의 활용 잠재력이 가장 큰 지역"이라며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가상자산을 넘어 글로벌·아시아 금융망에서 한국의 역할과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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