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테마 ETF(상장지수펀드)가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급증을 등에 업고 반등 조짐을 보인다. 중동 사태 이후 강화된 에너지 안보 기조와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맞물리며 신재생에너지가 부상하자 ESS도 각광을 받고 있다.
13일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태양광과 ESS 관련 종목에 투자하는 PLUS 태양광&ESS ETF는 최근 1개월간 11.36%의 수익률(분배금 재투자 기준)을 기록했다. TIGER 2차전지TOP10(10.73%),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8.11%), RISE 2차전지TOP10(7.44%) 등도 수익률 플러스를 나타냈다.
증권가에서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정체기를 맞았던 2차전지 시장이 ESS 수요 확대에 힘입어 살아날 수 있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중동 전쟁으로 에너지 공급에 차질을 겪은 국가들이 외부 의존도가 낮은 신재생에너지 인프라를 확충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다만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는 날씨와 시간 등 외부 요인으로 일관성 있는 전력 생산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만들어둔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ESS가 함께 주목받았다.
AI 역시 ESS가 떠오른 계기였다. 피지컬 AI와 AI 데이터센터가 전력을 대규모로 빨아들이자 빅테크 기업들이 신재생에너지 발전으로 대응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특히 피지컬 AI는 휴머노이드 등 주로 로봇에 탑재되는데, 로봇이 장기간 작동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대용량 배터리가 필요하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에너지 안보와 화석에너지 비중 축소에 대한 중요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ESS는 재생에너지 간헐성을 극복하기 위한 장치일 뿐만 아니라, AI 데이터센터 부하 변동성 완화를 위한 필수 설비로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2차전지 시장은 전기차 캐즘으로 한동안 침체기를 겪었다. 업황이 나빠지자 관련 ETF도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 익명을 요청한 한 증권가 연구원은 "전기차가 모든 차를 대체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가 나오면서 2020년부터 이차전지 관련 테마 ETF가 줄줄이 출시됐다"며 "그때 인기가 정점을 찍었으나 실제로는 시장 기대에 비해 수요가 나오지 않으며 주가와 수익률이 장기간 빠졌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ESS 수요 확대를 터닝포인트 삼아 업황이 살아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ETF 편입 종목인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등 2차전지 기업들은 기존 전기차 배터리 제조 라인을 ESS 배터리 생산용으로 전환하는 등 AI 데이터센터로 인한 전력난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어 향후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