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 피하자" 좀비기업, 분식회계에 시세조종까지…꼼수 적발

방윤영 기자
2026.04.19 12:00
횡령 자금으로 유상증자한 사례 /사진=금융감독원

상장폐지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분식회계·시세조종에 나서는 등 재무상태가 부실한 이른바 '좀비기업'의 불공정거래 행위가 적발됐다. 금융감독원은 상장폐지 제도가 강화되면서 불법행위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집중 감시한다는 방침이다.

19일 금감원은 그동안 한계기업과 관련 상장폐지를 피하기 위한 불공정거래·회계부정을 지속적으로 감시해 엄정 조치해왔다고 밝혔다. 한계기업은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이 안되는 기업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한다는 의미다.

적발 사례 중 A사 대표는 재무구조가 악화하자 거짓으로 자금을 조달한 것처럼 속여 부정거래 혐의로 적발됐다. 실제로는 투자자 유치에 실패했지만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피하고 자본을 확충한 것처럼 꾸며내기 위해 지인이 유상증자에 참여하도록 하고 필요한 자금은 회사에서 횡령해 제공했다.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는 유상증자 금액 등이 크게 변경되는 경우 지정될 수 있다.

코스피 상장사 B사는 매출액 50억원을 넘지 못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위기에 놓이자 실물 거래 없이 특수관계자에게 제품을 판매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해 매출액을 과대계상했다. 4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한 코스닥 상장사 C사는 관리종목 지정을 피하기 위해 특수관계자에게 제품을 고가에 공급해 영업이익·자기자본을 과대계상했다. 또다른 코스닥 상장사는 완전자본잠식으로 상장폐지 요건에 다다르자 증빙서류를 조작해 매출원가를 축소하고 영업이익·자기자본을 부풀렸다.

주요 상장폐지 요건 강화·신설 내용 /사진=금융감독원

이외에도 금감원 감리·조사결과 회계처리기준 위반 혐의가 확인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한 회사 대표는 정보가 공개되기 전 본인이 소유한 주식을 내다 팔아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로 적발됐다. 기준거래량 미달로 관리종목 지정·상장폐지를 방지하기 위해 본인과 가족명의 계좌로 시세조종 주문을 낸 사례도 덜미를 잡혔다.

금감원은 조사·공시·회계 부서 합동으로 상장폐지 목적 등 불법행위를 엄단하기 위해 집중 감시하고 엄정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불공정거래 조사 관련 시가총액 기준 미달 기업 등 상장폐지 고위험군과 인위적인 주가 부양·미공개정보 이용 등 혐의 발견시 즉시 조사에 착수한다.

상장폐지 고위험군인 기업의 유상증자 등에 대한 공시심사를 강화하고 부실징후 심사대상 회사를 전년대비 30% 이상 확대하는 등 회계감리 강도도 높인다.

한편 금융당국은 올해 1월부터 상장폐지 시가총액 기준을 코스피 기업은 기존 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코스닥 기업은 40억원에서 150억원으로 대폭 상향하는 등 상장폐지 요건을 확대했다. 오는 7월부터는 주가 1000원 미만 동전주 요건 등이 추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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