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큰손 외국인들의 수급 선호도가 최근 분명해지고 있다. 반도체주는 리밸런싱에 들어간 모습이지만 로봇주에 대한 수요는 높다. 이런 가운데 외국인들의 코스피 상장주식 보유 비중은 크게 늘어나고 있어 최근의 수급 쏠림에 관계없이 외국인들의 국내 시장 투자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단 분석이 나온다.
12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거래소(KRX) 등에 따르면,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에서 약 14조5000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 지수가 6700대에서 시작해 지난 11일 종가 기준 7800대를 기록하고, 이날 8000에 근접하기도 했지만 코스피 큰손 외국인들은 대거 국내 주식을 판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도 하루 동안 6조원에 가까운 금액을 외국인이 순매도 했다. 이와 관련해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WM혁신본부 상무는 "미국에서 급등세를 이어왔던 반도체 중심 차익실현 매물이 확대됐다"며 "한국 증시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오며 과열권에 진입, 차익실현 욕구가 높아진 상태에서 미국 시장 변화가 빌미로 작용해 외국인 매도가 빠르게 확대됐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 부장은 "외국인 매도는 한국 비중이 너무 늘어난데 따른 비중 축소 리밸런싱"이라는 의견이다. 외신에서는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AI(인공지능) 산업 발생 세수를 국민들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발언한 점이 이날 외국인 매도세의 원인이 됐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코스피 큰손인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도주인 반도체주에 대한 리밸런싱을 진행 중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실제 외국인들은 이달들어 SK하이닉스를 약 6조4000억원, 삼성전자를 약 5조5000억원 순매도하는 등 전체 순매도 금액 중 대부분이 반도체주에 쏠려 있다. 리밸런싱 흐름에 더해 갑작스러운 정책 불안감까지 매도 흐름을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자금이 글로벌 대비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는 코스피를 떠나 또 다른 저평가 시장으로 옮겨갈 가능성을 우려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한 달만 봐도 반도체에서만 20~30% 수익을 외국인들이 냈을 것"이라며 "지수 정점, 실적 모멘텀 효과 종료 등의 판단이 이뤄지면 국내 시장에 대한 수급 정책이 변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외국인들의 적지 않은 순매도 흐름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보유비중이 역대급인 점을 전문가들은 주목한다. 이날 기준 시가총액 대비 외국인 보유 비중은 39%대 중반으로 사상최대다.
이경민 부장은 "그렇게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팔았어도 오히려 외국인 코스피 보유비중은 2006년 이후 최고치"라며 "외국인 리밸런싱 이후의 유동성 감소를 너무 우려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