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가 국내외 기관투자가를 겨냥한 서비스 확대 의지를 재확인했다. 최근 3년간 규제 최적화에 3000억원 이상을 투입하고 아랍에미리트(UAE) 라이선스를 확보하는 등 전통 금융권과의 결합에 힘쓰고 있다는 설명이다.
캐서린 첸 바이낸스 VIP·기관부문 총괄은 14일 서울 강남구 에피소드강남 262에서 기자들을 만나 "기관은 2021년에도 시장에 존재했지만, 프랍트레이더나 마켓메이커들이었다"고 말했다.
첸 총괄은 "최근엔 패밀리오피스·헤지펀드 등도 진입했고, 자기자본으로 투자하는 기업이나 고객을 보유한 중개사·자문사 등 기관의 성격이 훨씬 다양화한 것이 업계에 큰 호재"라며 "고액순자산보유자(HNWI)·은행·예탁기관 등과도 업무를 함께하고 있다"고 했다.
기관 가상자산 투자의 물꼬는 비트코인 ETF(상장지수펀드)의 증시 상장과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발 가상자산 규제 정비로 트였다고 첸 총괄은 설명했다. 첸 총괄은 "이미 기관들이 익숙하게 취급하던 ETF가 가상자산을 투자범위로 편입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자본 투입이 수월해져 가상자산이 투기를 벗어나 진지한 자본배분의 일환으로 잡을 수 있게 해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규제가 명확하지 않으면 기관이 움직이기 어렵기 때문에 규제 정립도 굉장히 중요한 축이었다"며 "자기자본 투자 외에 개인·기관 고객을 상대하는 기관은 투자 기준과 근거를 설명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기관 가상자산 거래시장에선 강화된 실사(EDD) 대응역량도 중요과제로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첸 총괄은 "회사 내 가장 큰 부서가 컴플라이언스(규제대응)팀으로 2023년 이후 2억1300만달러(3174억원)를 투자했다"며 "과거엔 바이낸스가 본사 소재지를 답하기 어려울 정도로 세계 각지에 분포했지만, 올 들어선 UAE 아부다비 금융서비스규제청(FSRA)의 아부다비 글로벌마켓(ADGM) 라이선스를 취득했고 SOC1·SOC2 감사도 통과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전통 금융기관(TradFi)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선 미들·백오피스나 리스크 관리부서의 반대에 부딪힌 기관을 위해 기관-은행-거래소간 3자 계약을 체결, 법정화폐를 은행에 예치하고 미러링을 거친 자산을 온체인에서 거래하도록 한 사례가 있다"고 했다.
한국의 가상투자 환경에 대해선 "규제상 제약으로 인해 제한적으로 움직이는 기관이 많다"며 "보다 느슨한 규제를 적용받는 시장 참여자들은 비트코인 ETF나 스트래티지(옛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등 프록시(간접투자수단)로 투자를 모색하고 있고, 해외 자회사·관계사를 통해 투자하는 경우도 보인다"고 밝혔다.
첸 총괄은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개정 등 한국 내 입법동향에 대해 "타국에서 가상자산 시장활동을 저해하는 법을 통과시키자 자본이 대거 유출된 전례가 있기 때문에 한국도 굳이 그런 방향을 선호하진 않을 것"이라며 "어떤 법이라도 없는 것보단 있는 게 낫다"고 했다.
증시의 기록적 강세에 가상자산의 매력이 약화하지 않았냐는 물음엔 "모든 것은 사이클로 움직인다"며 "현재 주식 투자가 각광받는다고 해도 투자자들이 다른 자산도 고려해줄 것으로 믿고 현재 계획을 계속 밀고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중장기 사업방향으로는 '슈퍼앱'을 제시했다. 첸 총괄은 "회원을 30억명까지 도달하는 게 목표"라며 "최대한 다양한 제품군을 제공해서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이 궁극적 목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