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상승과 기준금리 인하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값이 하락했다. 금 관련 ETF(상장지수펀드)에서도 한 달간 1000억원 이상 유출됐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중동전쟁 리스크가 지속되는 한 금값 변동성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상품거래소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국제 금선물 6월물은 온스당 4511.20달러를 기록했다. 중동전쟁 발발 전인 지난 2월27일(5247.90) 대비 14.04% 낮다. 국내 금현물 가격도 이날 21만5900원에 거래를 마쳐 중동전쟁 발발 전과 비교해 9.78% 내려갔다.
금값은 지난해부터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과 미국 달러가치 하락으로 상승세를 보였으나 중동전쟁 이후 내림세를 이어간다.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해 미국 내 물가가 오르며 미국 기준금리가 내릴 가능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금값 하락으로 금 관련 ETF에서도 자금이 빠져나갔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전날 기준 한 달간 금선물과 현물가격을 추종하는 ETF 11개(인버스상품 제외)에서 834억원이 순유출됐다. 같은 기간에 금채굴 기업에 투자하는 ETF인 '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에서 255억원이 빠져나간 것을 감안하면 금 관련 ETF에서 1000억원 넘는 자금이 유출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당분간 금값이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중동전쟁으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세가 진정되지 않는 한 기준금리 인하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종전 이후 금값이 반등하더라도 전고점은 돌파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QE(양적완화)를 반대하는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연준) 차기 의장이 등장했다"며 "금은 화폐가치가 통화량 확대 등 모종의 이유로 훼손될 때 분산할 수 있는 대표적 수단인데 통화량 확대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금의 헤지수요는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증권가에서는 금값이 다시 상승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올해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내년에 이뤄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또 중동전쟁 장기화로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이 일어나면 금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 금은 전통적으로 스태그플레이션 환경에서 강세를 보였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호르무즈해협 봉쇄문제 등이 해결되면 금값은 다시 상승할 것"이라며 "전쟁으로 인해 미국 재정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각국 중앙은행이 금을 매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긴축 프라이싱(가격반영)이 마무리되고 단기금리가 정점을 통과하면 3분기 중반부터 금값이 본격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며 "목표가는 6000달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