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상장지수펀드) 순자산이 사상 처음으로 500조원을 넘어섰다. 400조원을 돌파한 지 43일 만이다. ETF 시장이 빠르게 성장한 것은 개인투자자 덕분이다. 올해 개인의 ETF 순매수액은 46조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순매수액을 뛰어넘었다. 퇴직연금에서도 ETF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이제 ETF는 코스피 수급에도 영향을 끼친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에 상장한 ETF의 순자산은 501조8230억원을 기록했다. 올들어 ETF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1월5일 순자산 30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달 15일 순자산 400조원을 넘어섰다. 순자산 400조원에서 500조원을 돌파하기까지 43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개인이 ETF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올해 코스피지수가 8000까지 상승하는 상황에서 개인들은 주식뿐 아니라 ETF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렸다.
올들어 개인의 ETF 순매수액은 46조25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순매수액인 25조2125억원을 웃돈다. 김도형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장은 "국내 증시가 상승하면서 개인들의 ETF 활용 비중이 확대됐다"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등 매력적인 ETF 상품이 등장하고 ETF의 기대수익률도 높아지자 연금계좌,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등을 통한 개인들의 투자가 활발해졌다"고 설명했다.
개인의 ETF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증시 수급에도 변화가 생겼다. 맹주희 삼성증권 선임연구원은 "과거 코스피 시장은 외국인 자금유입 여부에 따라 지수 방향성이 결정되는 경향이 있었지만 최근 국내 증시는 ETF 중심의 개인자금 유입이 확대되면서 패시브·적립식 자금의 영향력이 점차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외국인 매도세가 심화하는 구간에서도 개인의 가계자금 유입이 시장 변동성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올들어 전날까지 코스피 내 금융투자의 순매수액은 51조4074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순매수액 29조8838억원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금융투자의 순매수세 증가가 개인의 ETF 투자에 의한 것이라고 본다. 개인이 ETF를 매수하면 LP(유동성 공급자)가 헤지 목적상 ETF 내 구성종목을 매수하게 되고 이는 금융투자 수급으로 집계된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ETF를 비롯한 패시브 투자자금의 규모가 커지면서 자금추적 규모가 큰 주요 지수에 편입되는 종목들의 주가 영향도 점차 확대될 전망"이라며 "코스피200, 코스닥150지수 정기변경시 신규편입 종목의 수급효과가 과거보다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