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상장지수펀드)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개별 종목의 ETF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일부 중소형주의 경우 ETF 편입 금액이 시가총액의 20%를 넘는 경우도 있다. 시장 주도 업종을 중심으로 테마 ETF가 늘어나면서 ETF 수급에 따라 업종별 주가 흐름이 달라지는 모습이다.
2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코스닥 반도체 종목인 리노공업을 편입하고 있는 ETF 수는 106개로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편입금액은 1조9178억원으로 추정된다. 시가총액 대비 26.8%에 달하는 규모다. 이오테크닉스의 경우 ETF 편입 비중이 25%로 추정되고 원익IPS, HPSP도 24%, 23% 수준으로 보인다. ETF가 보유하고 있는 금액이 시가총액의 25% 안팎인 셈인데, 최대주주 보유 주식 등을 감안하면 유동 주식 가운데 비중은 더욱 커진다.
이들 종목은 모두 반도체 업종의 중소형주다. 최근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반도체 소부장 ETF를 포함해 반도체 관련 ETF에 자금이 몰렸고 정책 지원 등 코스닥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으로 코스닥 액티브 ETF가 잇따라 출시하면서 이들 종목에 투자하는 ETF 규모가 커진 영향이다. 반도체 ETF의 경우 대형주들의 편입 비중이 크지만 중소형주의 경우 시가총액이 작아 ETF 수급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다.
리노공업의 경우 TIGER AI반도체핵심공정 ETF에 16.6% 비중으로 포함돼 있고 SOL 반도체후공정, KODEX AI반도체핵심장비에 각각 14.2%, 8.5% 비중으로 담겼다. SOL 코스닥TOP10, TIGER 코스닥150IT 등 코스닥 ETF에도 6% 정도 포함돼 있다. 이오테크닉스, 원익IPS, HPSP도 반도체 소부장, 코스닥 ETF 등에 높은 비중으로 담겨있다.
ETF가 개인투자자들의 핵심 투자수단으로 떠오르면서 증시 전체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고 있다. LS증권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 내에 ETF 비중은 약 3%이며 유동시가총액 기준으로는 4.5% 수준으로 파악된다. 이 가운데 주요 업종의 경우 ETF 자금 영향력은 훨씬 더 커진다.
최근 반도체 테마 ETF가 늘어나면서 반도체 업종에 ETF 자금이 쏠리는 추세지만 앞서 이차전지, 방산, 조선이 시장을 주도한 시기에는 관련 ETF 출시와 자금 유입이 컸다. 주도주가 바뀌면서 이들 ETF 순자산이 줄어들며 개별 종목 수급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올 들어 주식형 ETF 가운데 SOL 조선TOP3플러스, TIGER 조선TOP10, TIGER 2차전지테마 등에서는 각각 3130억원, 2964억원, 2793억원 등의 자금이 유출됐다.
이는 시장의 쏠림 현상을 강화하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시장을 주도하는 업종의 상승세는 강화하고 소외 업종은 부정적인 수급 영향으로 하락을 부추길 수 있어서다. 고세은 LS증권 연구원은 "ETF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자금의 업종 집중도도 높아지고 있다"며 "주도업종으로 ETF 자금이 쏠리면서 소수의 주도 산업에 ETF 자금이 집중되는 효과가 나타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