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5%와 마이너스(-) 9.9%.
지난 5월 코스피와 코스닥 등락률이다. 코스피는 8000선을 넘어 9000선을 향해 가며 전례 없는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코스닥은 지난 4월 말 장중 1229.42의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이후 오히려 뒷걸음질 치고 있다.
국내 증시 전반에 실적 개선 기대와 인공지능(AI)·반도체 슈퍼사이클이라는 호재가 이어지고 있지만 코스닥은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한다. 코스피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극복해 나가는 동안 코스닥은 여전히 자신만의 디스카운트에 갇혀 있는 모습이다.
1996년 미국 나스닥을 벤치마킹해 출범한 코스닥은 벤처·혁신기업의 성장 무대로 기대를 모았다. 닷컴 버블 시기에는 지수 3000선에 육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버블 붕괴 이후 반복된 테마주 열풍과 부실기업 문제, 단기 매매 중심의 시장 문화는 코스닥에 대한 신뢰를 훼손했다.
그 사이 나스닥은 1000선 수준에서 2만7000선에 근접했고, 코스피 역시 800선에서 8000선을 넘어섰다. 반면 코스닥은 여전히 '코스피 2중대'라는 평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결국 문제는 신뢰다. 투기성 자금과 단타 위주의 시장이라는 인식이 이어지는 한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코스닥 참여를 기대하기 어렵다. 개인 투자자들 역시 코스피 주도주로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다. 투자자 이탈과 우량기업 저평가가 반복되는 악순환이다.
그래서 올해 본격화될 코스닥 활성화 논의가 중요하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코스피와 코스닥 간 디커플링(탈동조화)이 더 심해질 경우 시장 전체의 균형 발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성장기업이 자금을 조달하고 투자자들이 미래 산업에 투자하는 통로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면 자본시장의 역동성도 떨어지게 된다.
국민성장펀드와 생산적 금융 확대, 코스닥 승강제, 부실기업 퇴출 강화, 한국거래소 지주사 전환 논의 등 다양한 정책이 거론된다. 코스닥에서 중요한 건 정책의 숫자가 아니다. 시장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코스피 역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주주가치 제고 정책, 자본시장 정상화 노력 등이 기업 실적과 맞물리며 재평가의 계기를 마련했다. 코스닥도 다르지 않다. 이제는 '미운 오리 새끼'에서 '백조'로 거듭나야 할때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코스닥이 단기간에 코스피와 같은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성장시장이라는 본연의 정체성을 되찾고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투자자로부터의 신뢰회복이 그 첫 단추가 될 수 있다. 코스닥의 미래를 결정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