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자가 투자대상 기업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하도록 만든 행동지침인 스튜어드십 코드가 10년만에 개정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기관투자자가 기업의 사업모델과 재무상황, 지배구조 등을 점검하고 주주권 행사를 통해 기업의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8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한국 스튜어드십코드 개정 공청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코스피 지수 상승과 함께 PER(주가수익비율), PBR(주가순자산비율) 등이 주요국 수준으로 높아졌다. 하지만 개별 기업을 보면 PBR이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장사는 지난 4일 기준 53%에 달한다. 개별기업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핀셋 처방이 필요하며, 그 역할을 기관투자자가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위원장은 "그간 기관투자자의 역할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는 더욱 높아졌고 상법개정을 통한 주주충실의무 도입, 코스피 상장사 지배구조 보고서 전면 의무화, 지속가능성 공시 제도화 등 제도적 여건도 발전했다"며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안은 이런 요구에 부응해 그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코드 이행수준도 내실화하는 것을 주안점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ESG기준원이 마련한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안의 가장 큰 특징은 기관투자자의 이행점검 체계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는 원칙적으로 고객·수익자에게 수탁자 책임 정책과 이행현황을 연 1회 이상 주기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더불어 이행보고서를 한국ESG기준원에 제출해야 한다. 한국ESG기준원은 제출받은 보고서를 바탕으로 기관투자자가 스튜어드십 코드를 충실히 이행했는지 점검하고 그 결과를 공시할 예정이다.
그동안 기관투자자가 스튜어드십 코드를 충실히 준수했는지 여부를 알 수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이행보고서는 기관투자자가 자율적으로, 자체적으로 작성해왔기 때문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이행보고서를 공시한 기관은 23개사로 전체의 9% 수준이었다. 현재 스튜어드십 코드에 참여한 기관은 4대 연기금·141개 운용사 등 모두 257개사다.
이 위원장은 "그동안 스튜어드십 코드 가입 기관이 크게 늘었으나 구체적 이행내용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앞으로는 체계적인 이행점검과 점검 결과에 대한 투명한 공개를 통해 기관투자자의 스튜어드십 코드 활동이 더욱 내실화되고 시장 신뢰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개정안은 수탁자 책임 활동시 고려요소를 기존 지배구조 외에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소까지 확대한다.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가 위탁운용사·의결권자문사 등을 활용하는 경우에도 수탁자 책임 정책에 부합하도록 기관을 선정·관리할 의무도 담았다. 복수의 기관투자자가 함께 기업과 대화에 참여하는 등 공동관여 활동 근거 마련, 국내 상장주식 외에도 채권·인프라·부동산 등 적용 자산군 확대 등도 마련했다. 개정안은 오는 29일까지 의견수렴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