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의 종전 예고는 증시 매도세를 자극하던 기준금리 인상론을 약화시켰다. 전쟁으로 촉발된 국제유가 급등은 물가 상승폭을 키우며 그동안 금리 인상의 명분으로 작용했지만, 종전 기대감에 유가 부담이 줄면서 이런 우려도 누그러지는 분위기다. 국내 증권가는 유동성 축소 위험이 감소한 데 따라 2분기 실적발표를 기점으로 랠리가 재개될 가능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15일(이하 한국시간)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일본은행(BOJ)은 오는 16일 낮 12시 금융정책결정회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17일 새벽 3시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결과, 18일 저녁 8시엔 영란은행(BOE)이 통화정책회의 결과를 각각 공개한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11일 통화정책회의에서 3대 정책금리(예금·주요재융자·한계대출)를 0.25%포인트(25bp)씩 인상하며 긴축 우려를 더한 바 있다. 2년 9개월 만에 단행한 인상 조처다. 당시 ECB는 물가상승 압력으로 이란전을 직접 지목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가장 큰 이슈는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처음으로 주재하는 6월 FOMC 결과로, 금리 동결이 예상되나 점도표·경제전망에서 얼마나 매파적 분위기가 반영될지가 관심거리"라며 "종전 양해각서(MOU)가 서명 예정이어서 유가발 인플레이션 압력이 크게 둔화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에 매파 목소리가 큰 힘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향후 통화정책 방향과 연준 내 갈등이 표면화할지 여부를 지켜보기 위해 워시 의장의 기자회견 내용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시장이 회의 결과를 무시할 수 없지만, 우려했던 리스크는 상당히 약화한 것"이라고 했다.
종전에 따른 유가하락 이전부터 미 고용지표가 개선돼 글로벌 증시 투자부담이 감소하는 추세였다는 해석도 나온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휘발유값 하락은 가계 구매력 복원으로 이어진다"며 "거시적 여건이 뒷받침되기에 지수의 추세를 의심할 필요는 없고, 최소한의 하방위험은 견고하게 제어될 것이며 실적 모멘텀을 보유한 종목이라면 탄력적인 시세 분출이 가능한 환경"이라고 했다.
증권가는 다음달로 다가온 국내 상장사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이익전망을 연일 올려잡는 추세다. 이날 하나증권이 종합한 2분기 코스피 상장사 합산 영업이익은 225조원으로 전주 대비 1.0%, 전월 대비 7.3% 상향됐다. 상사·이차전지·정유·반도체·건설·화학·전기장비가 추산치 상향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달 국내증시의 본질은 금리가 일시적으로 실적 장세를 덮은 것"이라며 "매수·매도 방향으로 번갈아 나타난 사이드카는 시장이 한 방향으로 무너진 게 아니라 과열과 냉각을 빠르게 반복했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이어 "외국인 수급 회복의 관건은 환율 안정과 메모리 실적 확인"이라고 했다.
강대승 SK증권 연구원은 "변동성이 매우 크지만, 여전히 가장 유효한 전략은 주도주에 대한 분할 매수"라며 "통화정책이 긴축적으로 변화하는 환경에서 투자자들은 실적 성장 기대감이 살아있는 기업에 더욱 의존하는 경향을 보이며 전쟁 발발 후에도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가 상향된 섹터는 반도체·IT하드웨어 등 AI CAPEX(자본지출) 관련 산업"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미 스페이스X의 나스닥 상장이 마무리된 점도 국내증시 강세를 점칠 수 있는 요소로 지목했다. 청약 경쟁과 상장 초기 매매가 잦아들며 '유동성 블랙홀'이 해소될 시기라는 분석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12년 메타(당시 페이스북)·2014년 알리바바그룹·2019년 아람코 등 과거 초대형 IPO(기업공개)는 2~4주 전부터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이 높은 확률로 순매도 기조를 보여 증시에 불안한 흐름이 나타났지만, 상장 종료 이후 분위기가 전환됐다"며 "신규자산이 비싸다면 다시 기존의 성장성 높은 자산으로 자금이 회귀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