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4조원 규모의 이란 재건 펀드 조성 기대감과 'K-스틸법' 시행이 맞물리며 철강주가 17일 장 초반부터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후 1시55분 현재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아주스틸은 전 거래일 대비 290원(13.24%) 오른 2480원에 거래 중이다. 동일스틸럭스(29.95%), 율촌(29.90%), 포스코스틸리온(17.65%), 하이스틸(11.23%), 금강철강(10.38%), 넥스틸(9.84%), KBI동양철관(9.51%), 태광(8%) 문배철강(5.630%) 등 다른 철강 종목도 동반 상승 중이다.
철강주의 급등세 배경에는 미국과 이란 간 종전 양해각서(MOU)에 담긴 재건 펀드 조항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MOU에는 3000억달러(약 454조원) 규모의 '재건·개발 펀드(Reconstruction and Development Fund)' 조성 방안이 명시됐다. 조성된 기금으로 철강 단지·정유소 등을 포함한 인프라 시설 재건에 나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중동 지역에서 시설 재건에 나서며 대규모 철강과 강관(수송·배관 등에 쓰이는 철강 제품) 수요가 함께 발생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김주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종전 후 재건 사업용 철강 수요가 발생했다"며 "에너지 설비 복구용인 강관 수요를 시장에서 특히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도 수혜 종목 발굴에 나섰다. 신동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날 태광 기업 분석 보고서를 내고 "종전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기에 기존 프로젝트의 수주·납품 재개와 재건 프로젝트의 신규 수주를 기대할 수 있다"며 "당초 약 1억2000만~1억3000만달러 수준의 재건 수요를 예상했고 이는 태광의 연 평균 수주금액의 약 75%에 달하는 규모"라고 분석했다. 이어 "최초 예측 이후 약 2개월이 지난 상황인 만큼 이를 상회하는 수주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날부터 시행되는 'K-스틸법'도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녹색철강기술 전환을 위한 특별법안'은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세제·보조금 지원 근거를 마련하는 법이다. 미래 철강 기술 개발과 설비 전환을 정부 차원에서 뒷받침한다는 점이 골자다.
철강업계의 변수로는 EU(유럽연합) 관세가 꼽힌다. EU는 다음달부터 철강 분야의 무관세 수입쿼터(TRQ) 물량을 기존 3382만톤에서 1835만톤으로 약 46% 줄일 예정이다. EU는 한국의 두 번째 철강 수출 시장으로서 관세 규정이 강화된다면 국내 기업의 대EU 수출에 제약이 가능성이 크다. 이에 전날 산업통상부는 한국철강협회 및 주요 철강기업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개최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