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통화긴축)적 통화정책 전망에도 장중 9000선에 20포인트를 남겨둔 수준까지 오르면서 신고가를 새로 썼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합의와 기업실적 개선 기대가 미국발 금리 우려를 약화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급등했던 코스피변동성 지수도 하락하면서 시장이 안정을 되찾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18일 오전 11시11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56.36포인트(0.64%) 오른 8920.60을 나타냈다. 개장 직후 8975.52까지 올라 장중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가 고점을 소폭 높여 8976.55(+1.27%)까지 상승하며 신고가를 거듭 새로 썼다. 코스피 9000선과의 차이는 이날 고점 기준으로 23.45포인트다. 기존 장중 사상 최고가는 6월2일 기록한 8933.62였다.
투자자별로 개인이 1조2153억원을 순매수 중이다. 외국인은 1조367억원 순매도, 기관은 1463억원 순매도 중이다. 반도체와 IT(정보기술) 종목이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삼성전자는 0.87% 오른 34만9500원에 거래됐고 SK하이닉스는 4.01% 상승한 262만2000원을 나타냈다. SK스퀘어와 삼성전기는 각각 3.20%, 8.12% 올랐다. 다만 지수 상승이 종목 전반에 대한 매수세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코스피시장에서 상승 종목은 116개에 그친 반면 하락 종목은 780개에 달했다.
간밤 열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6월 회의에서 연준은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연 3.50~3.75%)했다. 금리 결정은 시장 예상과 부합했지만 점도표는 예상보다 매파적으로 제시됐다. 점도표에 참여한 연준 위원 18명 가운데 9명이 올해 기준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연준이 금리 인상 전망을 강화한 배경은 미국 물가 상승 문제였다. 미국 다우지수는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가 FOMC 결과 발표 이후 0.98% 떨어진 5만1492.55에 마치는 등 뉴욕증시 3대 지수가 하락 마감했다. 다만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1.4% 상승 마감하며 종목별 차별화 장세가 나타났다.
시장 예상을 벗어난 연준의 매파적 기류에도 국내 증시는 안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는 전일 대비 2.96% 내린 77.29를 나타냈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는 전날 79.65로 마감해 7거래일 만에 80대 밑으로 내려온 이후 재차 하락했다. 코스피지수는 최근 롤러코스피라고 불릴 만큼 급등락을 거듭했었다.
하지만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합의 절차가 진척되면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줄어들었고 기업 실적 기대도 존재해 투자심리가 힘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미국 정부가 발표한 MOU 문안에 따르면 이번 각서는 미국과 이란이 레바논을 포함해 모든 전선에서 군사작전을 즉각적이고 영구적으로 종식한다고 선언하는 내용과 함께 최대 60일 이내에 최종 합의를 협상하고 완료할 것을 약속한다는 문구 등이 실렸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 정책 변화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일 전망"이라며 "금리 인상 우려에도 미국과 한국 기업들의 이익 추정치 상향 기대는 이어지고 있다. 금리 인상에도 데이터센터 투자와 관련 기업들의 실적 기대는 유효하다는 의미"라고 했다.
이어 "연속적이고 가파른 긴축 국면이 아니라면 S&P500보다 코스피, 코스닥 대비 코스피 우위 국면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